최첨단화를 향해 치닫는 NPB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간에는 여러가지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그중에 하나가 일본리그의 경우 정보싸움의 리그라고 할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는 선수 개개인의 대응력의 리그라고 할 수 있다는 점 이다.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메이저리그의 정보수집 및 활용능력을 폄훼하는 것으로 들릴 지 모르지만 전혀 그럴 의도는 없다. 단지 세부적으로 치밀하게 데이터를 실제 경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일본리그쪽이 훨씬 유리하다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을뿐이다.

그것은 팀수와 관련이 있다. 일본리그의 경우 리그당 6개팀에 불과하다. 따라서 상대해야 될 주요선수는 제한적이고 철저히 분석하여 대전에 임할 수 있는 준비에서 그 난이도가 낮다.

타자는 투수의 구질에 대해서 충분히 숙지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며 역시 투수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서로가 잘 아는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타자가 유리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리그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타자유리의 리그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일본리그가 지금보다 더더욱 타자유리의 리그가 될 것 같다. 정보력을 경기력으로 변환시키는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이어질 혁명이 지금 일본에서 시작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된 f/x는 일본에서도 도입되어있고 이미 투수들이 던지는 공의 궤도에 대한 데이터는 충분히 많다.

최근 요코하마와 라쿠텐이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쓰리디기술로 투수가 던지는 볼을 타자가 가상현실로 체험해볼 수 있는 훈련시스템을 확립했다.

대전하는 팀수가 적어 정보력의 경기럭변환이 메이저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한 리그가 일본리그였는데 그 경향이 더욱더 심화될 전망이다.

필자가 일본리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아는 가운데에서 펼쳐지는 최선의 수와 수가 겨루는 박진감이었는데 그 재미가 더 커질 전망이다.

사실 메이저리그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은 상대방을 연구하여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하는 전술적인 부분이 경기력으로 제대로 승화되기 어렵다라는 점이다. 우선 공식구가 미끄러워 투수가 제구미스를 범하기쉽다. 또 천연잔디는 많은 변수를 제공하고 외야구장 일변도다보니 바람의 영향이라는 변수도 있다.

야구는 원래 운의 요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도 경기결과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는 그런 운의 요소를 경기력의 일부로써 너무 관대하게 용인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운의 요소를 극력 배제하는 환경을 가진 최고의 리그는 다름아닌 일본리그다. 게다가 원래 정보력을 경기력으로 변환시키는 효율이 좋았던 리그 역시 일본리그다. 그런데 여기에 일본리그는 f/x와 3d기술이 활용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세계야구의 최종진화단계는 바로 일본리그라고 말할 수도 있지않을까?

미일 공식구의 차이가 타격에 미치는 영향

야구의 타격은 모든 스포츠의 기술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다라고 이야기된다.
패스트볼 기준으로 대략 0.4초 내외로 날아오는 공을 보고 구종, 코스, 타이밍을 판단하여 뱃에 볼을 컨택하는 작업이 난이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어려운 작업을 수행하는 타자는 마운드와 홈플레이트의 중간쯤에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을 이미지화시켜놓고 공이 통과할 때의 궤도를 보고 최종적인 로케이션을 예측하여 스윙을 시작한다.
이 예측이야말로 타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타자의 머릿속에 축적되어 있는 투수의 공의 궤도에 대한 정보가 매우 큰 역할을 한다.

필자는 그동안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 쓰이는 공식구가 다르다라는 점에 주목하여 많은 글을 써왔는데, 이 공식구의 차이가 야구의 타격에 있어서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 한번 되짚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리그의 공식구와 메이저리그의 공식구는 다르다. 일본리그에서 쓰이는 공식구는 실밥의 높이는 높고 넓이는 좁다. 반면 메이저리그의 공식구는 실밥의 높이는 낮지만 넓이는 넓다. 이런 차이로 일본의 공식구는 공기의 저항을 덜 받는 반면 메이저리그의 공식구는 공기의 저항을 더 받는다.

이 차이는 궁극적으로 똑같은 조건으로 던져진 볼이라 하더라도 볼의 궤도가 달라진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일본의 공보다 메이저리그의 공이 더 가라앉으며 횡으로 휘어진다.
이 차이는 타자에게 있어서 매우 큰 의미로 다가온다.

앞서 설명한대로 타자의 배팅은 대단히 고난이도의 기술이고 빠르게 날아오는 볼을 치기위해 타자는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을 이미지화해놓은 후 통과하는 볼의 궤도를 보고 최종적인 로케이션을 예측해내야한다. 여기에는 축적인 경험이 큰 역할을 하는데 볼이 달라지면 볼의 궤도마저 달라지고 이것은 그동안 축적된 타자의 경험과의 오차를 발생시키며 따라서 타자의 타격은 매우 힘들어지게 된다.

일본리그에서 나름대로 실적을  남겼던 타자들이 메이저리그로 건너가면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투심패스트볼에 곤혹을 치르면서 성적이 크게 하락하곤 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것은 매우 당연한 현상이다.
메이저리그 볼의 궤도는 그들이 일본리그에서 익숙해져있던 볼의 궤도와 다르다. 볼 자체가 다르기에 똑같은 조건으로 던져져도 볼 자체의 차이만으로 궤도가 달라져버린다. 이것은 일본리그에서 축적해왔던 볼의 궤도에 대한 겅혐과 정보를 모두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린다. 최종적인 로케이션을 예측해내는 작업은 타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데 그것의 정밀도가 크게 하락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볼은 더 가라앉으며 횡으로 휘기때문에 일본리그에서라면 뱃 중심에 맞아 담장을 넘어갈 공이 내야땅볼이 되어버린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투심을 많이 던지지만 근본적으로 볼의 차이로 인한 볼의 궤도차이로도 그라운드볼이 더 많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것은 메이저리그의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볼은 메이저리그의 볼보다 덜 가라앉는 소위 라이징성이 더 강하다. 따라서 메이저리그에서라면 담장을 넘길 플라이볼이 평범한 플라이가 되거나 혹은 타자가 헛스윙을 해버린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강타자로 군림했다라고 해서 그 성적을 일본리그에 와서도 똑같이 재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플라이볼의 타자의 경우 일본의 볼은 메이저리그의 볼보다 더 떠오르기때문에 내야플라이가 증가하는 등 플라이볼의 질이 떨어지게 될 것이고 헛스윙율 역시 증가될 것이다.

반면 그라운드볼의 비중이 컸던 타자의 경우는 라인드라이브 타구와 플라이타구가 증가될 개연성이 있다. 이런 타자의 경우 타구의 질이 좋아짐으로 인해 일본리그에 와서 타격성적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일본리그의 정상급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 가서 성적이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일본리그에 가서 성공하는 타자들이 있는 것을 두고(사실 실패하는 경우가 아주 더 많지만) 양리그의 수준을 결정짓곤 하지만 이는 양리그에서 사용되는 공식구가 다르다라는 점, 그리고 그로 인해 볼의 궤도가 다르다라는 점을 소홀히 인식하는데에서 기인한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일본타자의 경우 일본에서의 성적이 좋았기에 볼의 궤도가 달라지면서 성적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지만 일본리그에 오는 용병들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는 실패했지만 볼의 궤도의 차이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여 역으로 일본리그에 와서 이전 그대로의 스윙을 해도 타구의 질이 좋아지면서 타격성적이 향상될 수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라이징성이 강한 일본 공식구의 궤도로 인해 그라운드볼이 많았던 타자가 라인드라이브 타구나 플라이볼이 증가하게 되는 경우다.

요즘 메이저리그에는 일본리그의 야수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식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본리그에서의 성적에 근거하여 고액의 몸값을 책정하지만 그 만큼의 활약을 해준 타자가 거의 없기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일본리그의 정상급 타자가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에 와서 쏠쏠한 성적을 남겨줄 타자는 분명히 있다.
이는 그 타자의 일본리그에서의 타구의 성격을 면밀히 관찰해봐야 알 수 있다.

플라이볼의 비율이 높은데 babip가 낮은 타자의 경우 분명 볼의 궤도가 일본의 볼에 비해 낮은 메이저리그 볼로 타격을 하게 될 경우 좀더 날카로운 타구를 더 많이 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타자들은 일본리그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 겪게 되는 투심패스트볼에 적응하지 못해 그라운드볼을 양산해내던 문제점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다.

공식구가 다른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간에는 리그를 옮겼을 경우의 성적변환의 예측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공식구의 차이와 그로 인한 궤도의 차이를 알고 있다면  타구의 성질변화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일본리그의 볼은 플라이볼 지향성이고 메이저리그볼은 그라운드볼  지향성이라는 사실과 어느 선수의 타구 성질을 비교해보면 리그를 옯겼을 때 타구의 성질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라는 것은 최소한 정성적으로 판단이 가능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어느 선수가 리그를 옮겼을 때의 성적예측을 좀더 정확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타구의 성질에 따라 득점기대치를 구해낼 수 있기때문이다. 타구의 성질에 따른 득점기대치는 헛스윙은 제로고 그라운드볼, 내야플라이, 외야플라이 순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공식구의 변화에 따른 타구의 성질변화를 예측해내고 비율에 따라 성질에 따른 득점기대치를 곱해준다면 좀더 정확하게 기대할 수 있는 타격성적을 산출해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기술적인 일본투수들의 전매특허 deception

미국의 야구용어중에 deception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물리적인 스피드외에 패스트볼에 대한 타자의 뱃타이밍을 늦게 만드는 여러 기술들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방법들을 이야기하자면 테이크백에서 릴리스까지의 시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과 릴리스까지 투구동작동안 철저히 볼을 숨기는 것이다.

처음 필자가 이 deception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므르브에서가 아니라 느프브에서였다.
그 이유는 므르브에서는 deception을 잘 구사하는 투수가 느프브에서만큼 각광을 받지 않고 잘 소개되고 있지 않기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리그 정상급 투수중 deception을 무기로 하는 투수가 상당히 많았다.
와다 츠요시, 스기우치 토시야등은 모두 140km 전후의 느린 구속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앞서 이야기한 deception을 잘 구사하여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가진 정통파투수로 활약했다.

아마 이렇게 일본야구에서  deception이 뛰어난 투수가 많이 배출되는 것은 선천적인 파워에서는 북미의 투수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기때문에 기술적인 다른 방법으로 파워의 차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전에 메이저리그는 파워야구 일본은 기술야구라고 하는 도식적인 이분법이 너무 팽배해져 있다보니 세계최고의 리그인 메이저리그가 기술적인 면에서 일본에게 뒤진다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라는 반론이 나왔다. 맞는 말이다.
사실 파워가 너무 압도적이다보니 메이저리그의 야구가 얼마나 두뇌적이고 교활하며 기술적인지를 잘 느끼지 못할뿐 메이저리그에 비하면 일본리그는 투박하다라는 느낌을 줄 떄도 많다. 무슨 신앙처럼 냉철한 전략적 사고없이 판에 박힌 번트질을 해대곤 하는 것이나 창의적이지 못하고 지나치게 교과서적인 볼배합,타격시 타자들의 투수에 대한 전략적 어프로치의 결여등... 지적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치고 던지는 플레이에 있어서 일본야구가 미국야구보다 파워보다는 기술에 의존하는 면이 큰 것은 사실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파워에 있어서 격차가 있기때문이다. 파워에서 뒤지는 일본야구가 그 파워를 보충하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deception은 일본야구의 특징인 기술야구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과거 일본에 진출했던 김태균선수가 일본투수들의 종속이 너무 좋아 치기 힘들다라고 토로한 적이 있는데 종속이 좋다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착각이다. 일본투수들의 뛰어난  decepion에 타이밍을 뺏겼기때문이다. 
스피드건에 찍히는 스피드는 그다지 빠르지 않는데 타격시에는 뱃이 밀려버리니 종속이 좋다라고 착각을 할 뿐이다.

노모 히데오는 일본야구의 기술적인 우위성을 메이저리그에 정말 잘 나타낸 전형적인 투수였다라고 할 수 있다.
흔히들 노모의 포크볼에만 주목하지만 그의 포크볼이 살 수 있었던 것은 포심의 위력이 있었기때문인데 2003년 16승을 거둘 때의 노모 히데오의 포심 평속은 불과 84.3마일에 불과했다. 이런 구속의 포심으로도 노모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전매특허인 토네이도 투법에 있다.
이 투법은 콘트롤의 불안이라는 단점이 있긴하지만 볼을 숨기는데 있어서는 최고의 투구폼이다. 즉 노모 히데오는 기본적으로 deception이 뛰어난 기술적인 정통파 투수였다.

야구를 잘 모르는 이들이 봐도 느프브의 투수들과 메이저리그의 투수들은 투구폼에서 큰 차이가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릴리스시에 팔스윙이 크고 멀리 돌아 나온다. deception에 매우 불리한 투구폼이다. 볼이 잘 보이기때문이다.
반면 느프브의 투수들은 팔을 몸에 최대한 붙혀서 테이크백을 하면서 철저히 볼을 숨기다가 릴리스시에 간결하게 내려꽂는다.
정통적인 오버스로를 메이저리그에서는 잘 보기힘든 반면 느프브의 정통파투수들은 보다 오버스로에 가깝다.

과거 필자는 오버스로의 목적이 빠른 구속을 내기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라는 것을 알았다. 구속만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가장 자연스러운 투구폼인 쓰리쿼터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정통파투수의 전형적인 투구폼이 오버스로인 것은 볼에 가장 순수한 백스핀을 넣을 수 있다라는 것도 있지만 볼을 최대한 숨겨서 던질 수 있는 것이 오버스로이기 때문인 것이다.

느프브와 므르브의 수준차이를 이야기할 때 흔히들 투수들의 평속차이를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양리그 사이에는 대략 5km정도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이 구속차이가 특별히 양리그의 수준차이를 이야기할때 중요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생각보다 상당히 기술적이어서 단순히 파워차이로 수준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일본야구의 기술수준은 상당히 높으며 그와 같은 파워차이는  decepion으로 어느 정도 극복하였다.

타자가 투수의 공에 대해 타이밍이 늦는 것은 볼스피드 때문만이 아니며 야구의 레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볼스피드의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일본야구의 수준도 메이저리그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높으며 따라서 스피드건상의 스피드만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일본투수들의 파워는 메이저리그에 비하면 떨어진다. 그럼에도 일본투수들의 레벨은 상당히 높다.물론 이것은 그들의 파워때문이 아니라 교묘한 deception에 있다.






 


스가노가 메이저리그에 가게 된다면

이번 wbc 준결승전에서 스가노가 보여준 완벽한 피칭때문에 스가노주가 폭등하는 듯하다. 메이저리그의 올스타급 선수가 줄줄히 포진한 미국타선을 가지고 놀다시피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솔직히 필자도 스가노가 그렇게 미국타선을 압도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포크볼공략의 레벨이 일본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미국의 단점을 생각해보면 포크볼을 던지지않는 스가노보단 리그에서의 랭크는 많이 떨어지지만 센가가 선발로 나오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

스가노가 느프브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일본타자들의 약점인 투심을 잘 던져서였는데 과연 메이저리그의 올스타급 타선을 상대로도 먹힐지는 의문이었다. 

역시 단기결전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하지만 스가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장기간에 걸쳐 싸우게 된다면 투심에대한 대응력의 레벨이 느프브보다 훨씬 높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고전할 것은 필연적이다.

물론 마에다가 그랬듯이 그럭저럭의 활약은 해줄 수 있겠지만 올스타급의 투수가 되기위해서는 역시 포크볼의 장착이 필수다. 다행이 스가노는 원래 포크볼을 던졌던 투수였다. 일본에서는 투심 포심 슬라이더를 나눠던져도 문제없으므로 봉인했을뿐이다.

아마 포크볼을 전체 투구의 10%비율로만 던져도 매우 큰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그만큼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일본타자들에 비해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 포크볼 공략에 있어서 말이다.  

아뭏든 스가노는 향후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주목해보고 싶은 투수다. 메이저에 가게 될까? 기본적으로 마에다급의 성적은 거두리라 보여지고 포크볼의 구사여부에 따라서는 노모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둘 수도 있으리라 본다.

포크볼의 NPB와 투심의 MLB

므르브와 느프브간의 레벨차이에 대한 견해를 크게 두가지로 대별해보면 느프브는 메이저리그의 트리플A급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의견, 그리고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중간정도의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느프브의 실력은 트리플A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의견은 다소 무리있는 주장이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일본투수들이 던지는 포크볼에 매우 약하다라는 점 때문이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마이너리그의 평균적인 투수가 던지는 전구종의 질은 당연히 메이저리그의 평균적인 투수들에 비해 떨어진다.

 

그러나 느프브와 므르브간에는 이런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포크볼에 대한 타자들의 대처능력은 일본타자들이 압도적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보다 높다. 이것을 실제적으로 리그 기록으로 보여준 선수가 쿠로다투수다.

쿠로다 히로키는 메이저리그에서의 마지막 시즌 3.4WAR를 기록한 리그 굴지의 투수였다.

이렇게 쿠로다 투수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해준 구종은 바로 포크볼이었다. 그의 PITCH VALUE는 무려 12,8이었다.

 

마에타 켄타 투수가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해의 WAR7.0이었고 작년 메이저리그에서의 WAR3.5였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쿠로다 히로키 투수는 일본에 복귀해서 마에다 수준의 WAR는 찍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했었다. 일본에 진출한 메이저리거로서 보기 힘든 대물이 바로 쿠로다였고 그는 응당 느프브 최고의 투수가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물론 쿠로다 히데키는 느프브에서도 매우 훌륭한 투수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에다나 스가노급의 투수는 아니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극명하다. 일본타자들의 포크볼에 대한 대응력은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한번 쿠로다 히로키가 느프브 복귀 첫해에 기록한 포크볼의 PITCH VALUE를 살펴볼까?

고작 3.9였다. 메이저리그에서 12.8을 기록했던 포크볼의 PITCH VALUE가 이렇게 급전직하한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쿠로다가 마에다나 스가노급의 성적을 찍을 수 있었겠는가? 메이저리그에서와 다를바없는 WAR밖에 기록하지 못한 것은 느프브타자들이 므르브타자들에 비해 포크볼 공략에 있어서 훨씬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일어난 당연한 귀결이었다.

 

필자가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므르브와 느프브의 레벨 차이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사실이 있다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어서다.

느프브는 전체적으로 므르브의 레벨 다운이라고 보면 되는 마이너리그와 다르다라는 점이다.

 

느프브는 여러모로 므르브와 다른 특성을 가진 독립된 리그고 부분적으로는 므르브에 뒤지지만 부분적으로는 므르브를 능가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부분이 포크볼에 대한 타자들의 대응력이다.

 

다시한번 쿠로다 히로키투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쿠로다 히로키가 거액의 오퍼를 뿌리치고 히로시마 카프로 복귀한다라고 했을 때, 그의 용기와 의리에 대한 칭찬이 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했는데, 또 하나 크게 화제가 되었던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갈고 닦은 쿠로다의 투심패스트볼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완전히 투구스타일을 바꾼 쿠로다는 일본복귀 시점에서는 완전히 투심패스트볼 투수로 변모해있었다. 포심처럼 날아오다가 볼존으로 흘러나가거나 볼존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파고드는 투심은 마구로 형용되기도 했다.

 

과연 일본의 타자들은 쿠로다의 투심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까란 주제는 상당히 흥미있는 화제거리였고 히로시마를 상대해야하는 센트럴리그 구단들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했다.

 

쿠로다의 투심에 대한 공략법은 크게 두가지가 제시되었다.

첫째는 치기힘든 투심을 최대한 치지않는 방법이었다. 즉 스트라이크존을 좁혀서 홈플레이트 부근이나 무릎쪽으로 들어오는 코스의 공은 최대한 치지않고 기다리는 타격의 인내심을 중요시한 어프로치였다.

 

둘째는 좀더 타격의 적극성을 중시한 어프로치로 히팅포인트를 뒤에두고 철저하게 역방향으로 밀어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타자들의 특성상 첫째보다는 둘째가 더 선호될 수 밖에 없다. 느프브타자들의 특징중의 하나가 므르브타자들에 비해 컨택에서 뛰어나다라는 것인데 칠 수 있을 것 같은 속구를 치지않고 기다린다라는 것은 대단히 힘들게 여겨질 것이다.

무빙패스트볼의 유혹에 걸려들기 쉬운 조건이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일본 타자들이나 WBC에서의 일본팀 타자들도 대개 두 번째의 어프로치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번 미국과의 준결승전에 임한 일본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후 코쿠보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히팅포인트를 늦추고 역방향으로 밀어치라고 지시했는데 실제 므르브 투수들이 던지는 투심의 스피드와 변화가 엄청나서 놀랐다라는 말을 던졌다.

 

여담이지만 코쿠보감독은 메이저리그의 투수들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경기전 인터뷰에서의 코쿠보의 일본전 선발투수 로악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했을 때에도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코쿠보는 로악이 대단한 볼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는 느낌을 이야기했는데 이 발언은 철저히 일본적 야구관에서 이뤄진 발언다. 로악의 볼스피드는 대개가 140KM대 후반이고 팔을 몸에 최대한 붙혀서 릴리스 포인트를 감추는, 그래서 체감속도를 극대화하는 아름다운 투구폼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정도의 볼이라면 능히 칠 수 있다. 로악이 투심을 던진다라고 하지만 역방향으로 밀어치는 정도의 대응으로도 충분하다. 아마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더욱이 로악은 정상급 투수라면 응당 가지고 있어야할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도 없고 속구로만 윽박지르는 투수로밖에 안보였을 것이다. 일본적인 관점에서라면 말이다.

 

실제로 미국과 붙어보고 2-1로 패하고 난 후에야 코쿠보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투심의 스피드와 변화에 놀랐다라고 이야기했다. 그걸 이제 와서 느꼈다니 할말이 없다.

 

의식적으로 역방향으로 밀어친다라는 발상은 150KM전후의 스피드로 날아오는 투심패스트볼에 대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렇게 했다간 뱃타이밍이 늦어 공에 뱃이 밀려버리고 말뿐이다.

믈론 그렇게 스윙을 해서 공을 뱃에 맞출 수 있을지는 모르나 단지 내야땅볼이나 평범한 플라이를 양산해낼 뿐이다.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얌전히 그대로 따라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경기에서 일본팀 타자들중 제대로 자신의 스윙이 가능했던 타자는 키쿠치 료오스케였고 98마일의 바깥쪽 높은쪽에 들어오는 치기힘든 코스의 투심을 통타해 동점홈런을 만들어냈다. 키쿠치는 지난 시즌 느프브에서 투심에 대한 대응력이 두 번째로 좋은 타자였다. 그의 투심에 대한 PITCH VALUE9.9. 왜 그가 이렇게 투심에 대한 대응력이 좋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투심의 궤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눈을 가지고 자기 스윙을 하지않으면 근본적으로 고속무빙패스트볼을 공략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일본타자들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투심패스트볼을 주축으로 하는 쿠로다 히로키의 일본복귀는 일본야구계를 공포에 떨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럼 과연 느프브타자들은 쿠로다의 투심에 대해서 어떤 대응을 보였을까? 결과는 기대밖으로 일본타자들의 예기치 않은 선전이었다. 쿠로다는 고작 0.2PITCH VALUE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느프브의 평균적인 투수에 비해 0.2점 정도 덜 실점했다라는 것인데 특별히 무기가 될만한 구종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느프브에서 투심을 던지는 투수는 대개가 외국인 투수들이고 이들은 주로 트리플A에서 활동했다. 그렇다면 마구로 불리우던 쿠로다의 투심도 고작 마이너리그 수준의 투심이었다라는 것인가?

 

코쿠보감독이 미국팀 투수들이 던지는 투심이 예상외로 위력적이었다고 이야기했던 것도 쿠로다의 투심을 마구로 인식하고 있었던 일본야구계의 우물안 개구리격의 메이저리그에 대한 무지의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다.

 

필자는 느프브야말로 직구와 같은 궤도로 오다가 종으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종의 변화구(포크볼, 체인지업)에 기가막히게 잘 대응하는 스페셜리스트들의 리그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부분으로 본다면 느프브는 세계 최고의 리그다.

 

반면 므르브는 고속투심패스트볼 공략의 달인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메이저리그가 세계최고다.

포크볼의 리그와 투심의 리그라고 불러도 좋을까?

 

노모 히데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 포크볼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에도 우에하라라는 포크볼의 장인이 출현하여 지금도 정상급 구원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히로시마에 복귀해 결국 자신의 친정팀 리그우승을 일궈내고 은퇴한 쿠로다 히로키의 최대공적은 투심패스트볼에 대한 관심도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렸다라는 점이다. 이제 쿠로다는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고 그의 플레이를 지켜본 일본투수들도 지금까지의 포심일변도에서 서서히 탈피되어 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히 일본타자들의 투심에 대한 대응력도 좋아질 것이다.

 

느프브와 므르브는 서로의 강점과 단점이 분명한 리그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따라서 양리그의 교류는 더 확대되어야 한다. 그것이 전반적인 세계야구의 질을 올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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