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함에서 결정되어 버린 일본시리즈 6차전.

 


우츠미를 타겟으로 한 일본햄의 타격전략의 한계.


선발 토오노 쥰이 타카하시의 투수강습 타구를 맞고 불의의 강판을 당하게 되면서 제대로 몸도 풀지 못한 우치미가 갑작스럽게 등판하게 되었다.

이미 한차례 초반에 일본햄타선에게 난타당해 ko당한 경험이 있는 우치미의 등판은 일본햄타자들에겐 자신감을 복돋는 일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자신감이 지나쳤을까?

일본햄의 4번 스렛지는 앞서말한대로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하다 범타로 물러났다.


그 이후 일본햄 타자들은 우치미의 체인지업에 초점을 맞춘 타격을 했다.

그리고 그 작전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일본햄타자들은 우치미의 체인지업을 공략하여 쏠쏠히 안타를 뽑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치미가 체인지업에만 의존하는 투수가 절대 아니었다라는 점이다.

체인지업에 극단적으로 초점을 맞추다보니, 우츠미의 직구와 슬라이더에는 철저하게 당하고 마는 현상이 벌어졌다.

일본햄 타선이 많은 안타를 치고도 득점권에선 철저하게 무력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지나친 체인지업 노림수도 일정부분 영향을 끼쳤다.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주자를 출루시킨 후, 요미우리 배터리가 볼배합을 바꾸게 되면 일본햄 타선은 체인지업만 기다리다 역으로 당하고 마는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5회 2사 2루상황에서의 3번 이나바의 타격이 대표적이었다.

이나바는 아예 바깥족 코스는 버리는 타격을 하였다.

우츠미의 외곽 슬라이더는 절대 치지않겠다라는 노림수다. 대신 인코스로 들어오는 공에는 쉽게 뱃이 나왔다.

역회전해 떨어지는 우츠미의 체인지업을 노려 친다라는 것이 이나바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나바의 외곽버리기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우츠미의 외곽직구에 전혀 반응하지 못하며 루킹 삼진을 당하고 만 것이다.


우츠미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 요미우리는 연속적인 계투작전을 펼쳤다.

그런데 우츠미 이후의 요미우리 투수들에 대해선 뚜렷한 공략전략이 일본햄타자들에겐 없었던 것 같다.

우츠미에 대해선 외곽은 버리고 인코스 체인지업을 노린다라는 명확한 전략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보이는대로 오는 공을 친다라는 느낌이었다.

일본햄타자들은 전반적으로 서두르는 느낌이었다. 지고 있다라는 절박감에서 쉽게 쉽게 뱃이 나오면서 치지않으면 볼일 공도 무리하게 타격하다 범타로 물러나는 일이 벌어졌다.

불안한 멘탈를 통제할 수 있는 뚜렷한 타격전략이 전달되지 않은 가운데에서 벌어진 것이다.


9회에도 반복된 일본햄 작전야구의 부작용.


그러나 9회 마무리로 등판한 요미우리의 크룬이 특유의 제구력난조를 보여주면서 일본햄타자들은 집중력을 되살리게 된다.

선두타자 니오카가 크룬의 높은 직구를 2루타로 만들어내자, 멘탈이 흔들린 크룬은 후속타자 이나다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그래서 주자는 1,3루. 타선은 3번 이나바로 연결되었다. 가뜩이나 흔들리고 있는 크룬에게 주는 심리적 압박감은 상당히 컸을 상황이다.

그러나 병살타가 나오면 경기가 그대로 끝이라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던 일본햄 벤치는 또다시 런앤히트 사인을 내고만다.

불안한 크룬의 멘탈을 감안한다면 이나바에게 한방을 믿고 맡기는 무책의 야구가 오히려 더 좋았을지 모른다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나바는 중심타자이면서도 런앤히트 작전에 묶여 타격에 제약을 받는 상황에 두 번이나 놓였었다.

연결형 4번타자로 사무라이 재팬에서도 중용되었던 타자이긴 하지만...


이나바를 삼진으로 잡아낸 크룬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런 심리적 안정감속에서 3구 연속 포크볼을 내리 던지는 대담한 볼배합도 가능했고, 반면 마지막 타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던 일본햄의 4번 타카하시는 허무하게 3구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요미우리의 27번째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by wizard | 2009/11/08 12:18 | 트랙백 | 덧글(0)

마츠이의 내년시즌 거취는 어떻게 될 것인가?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사상최다 타이인 6타점을 올리며 최우수선수에 오른 마츠이 히데키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양키즈에서 계속해서 플레이하고 싶다라는 본인의 희망을 밝혔다.양키즈구단과 팬들, 그리고 뉴욕을 사랑한다라는 노골적인 구애였다.

마츠이의 재계약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현지 미디어도, 그리고 팬들도 모두 마츠이를 보내지말라고 양키즈구단에게 외치고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과연 양키즈 구단은 월드시리즈 MVP에 빛나는 마츠이를 방출할 수 있을까?


그러나 양키즈는 비지니스면에 빈틈이 없는 구단이다. 지명타자로밖에 나설 수 없는 마츠이의 연봉이 무려 1300만 달러에 달하는데, 그와 같은 오버페이를 할 양키즈 구단이 아니다.

경기후에도 양키즈의 캐쉬먼GM, 마츠이와의 계약에서 대해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팀이 9년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했고, 최고의 수훈을 세우며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마츠이에게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이 전부였다.

양키즈에 대한 깊은 애정을 인터뷰를 통해서 밝혔던 마츠이와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뉴욕 포스트에 기고활동을 하고 있는 전 양키즈 투수 데이빗 웰즈는 이렇게 단언했다고 한다.

내년 시즌 마츠이와 데이먼중 한명은 분명 팀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나의 생각으로는 양키즈는 마츠이가 아닌 데이먼을 잡을 것이다.

무릎이 좋지 않고 수비를 할 수 없는 마츠이의 상태는 치명적이다.

나 역시도 1998년 양키즈의 우승에 공헌했지만 방출되어 토론토로 이적했던 경험이 있다.

양키즈는 그런 구단이다.


팀을 9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견인하고 월드시리즈 MVP에 오른 마츠이를 방출한다라는 것은 있을 수도 없다라는 주장은 매우 강하다.

그러나 이런 온정주의는 비지니스가 최우선인 양키즈와 같은 구단의 수뇌부에게는 그다지 먹히지 않는 논리가 아닐까 한다.

아무래도, 마츠이의 양키즈와의 재계약은 힘들 듯하다.

그러나 월드시리즈에서 보여준 마츠이의 대활약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닐 것이다.

비록 그가 짝사랑하고 있는 양키즈 잔류가 불가능하게 되더라도, 폭등해버린 그의 주가로 인해 많은 팀들이 그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여개구단이 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는 양키즈의 전통적인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도 있다.

레드삭스는 좌익수 베이가 FA이적으로 기울고 있고, 주포 오르티즈의 쇠퇴등으로 인해 찬스에 강한 마츠이의 타격은 상당한 매력요소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보스턴 구장의 특성상 마츠이의 수비문제도 최소화될 수 있다라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그린 몬스터로 악명높지만 좌측펜스까지의 길이가 대단히 짧기 때문에 무릎의 문제로 수비범위가 좁은 마츠이의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현재로선 마츠이의 이적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았을 때, 그렇다면 마츠이가 입게될 새로운 유니폼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것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또 이미 마츠자카, 오카지마, 사이토오등 일본인 선수가 다수 포진되어 있다라는 점도 마츠이의 보스턴 이적의 가능성을 높혀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최종결정은 마츠이의 몫이다.

과연 양키즈에 대한 자신의 뜨거운 애정을 표시해왔던 그가 양키즈 최대의 라이벌 구단인 보스턴으로 이적하는 일이 벌어질까?

만일 그가 보스턴으로 이적하게 된다면 양키즈의 토사구팽에 대한 복수의 의미가 될런지..  그러나 양키즈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했다. 오죽하면 일본의 한신구단이 양키즈와 같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임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웠을까? 다소 웃기긴 했지만.. 사실 나도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지않은 마츠이는 웬지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그의 거취는 정말 커다란 흥미거리가 아닐 수 없다.


by wizard | 2009/11/06 23:23 | 트랙백 | 덧글(1)

생계형 스타 마츠이의 월드시리즈 MVP등극.

 

올시즌이 계약만료년이었던 마츠이 히데키는 내년에도 양키즈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될지도 상당히 미지수였던 입장이었다.

무릎수술의 여파로 지명타자로밖에 뛸 수 없는 마츠이 히데키에게 양키즈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

노장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양키즈로선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명타자자리를 마츠이에게 할애해야 한다라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마츠이가 이런 양키즈와의 재계약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올시즌 대단한 어필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옹색한 위치에 처해있던 마츠이가 2009년 월드시리즈 MVP에 올랐다.

정말 극적인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장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맞이했던 올시즌의 끝은 정말 꿈과도 같은 영광의 순간으로 장식되었으니까.


올해 28개의 홈런을 치긴 했지만, 올시즌 레귤러시즌에서 보여준 마츠이의 성적이 재계약에 회의적이었던 양키즈의 수뇌부의 마음을 돌려놓을만큼 강렬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승부에 강한 타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고의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양키즈의 우승이 결정된 시합에서 팀의 올린 7점중 6점은 그의 방망이에 의해 결정된 것이었다.

월드시리즈 타이기록. 동양인 최초의 월드시리즈 MVP.

이 대활약으로 마츠이는 뉴욕양키즈팬들의 팬심을 확실히 잡아놓는데 성공했다.

내년 시즌 양키즈의 칼렌더에서도 자취를 감추었던 마츠이였지만, 과연 양키즈의 수뇌부는 쉽게 마츠이를 방출할 수 있을까?


유독 찬스에 강한 선수로 알려진 마츠이 히데키. 이는 그의 멘탈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잘 말해준다.

멘탈의 스포츠로 알려진 야구는 선수의 정신력과 집중력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마츠이는 야구의 특성상 매우 중요한 멘탈면에서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실, 야구에서 성공한 선수들중 멘탈의 측면에서 약점을 보이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마츠이 히데키의 멘탈면에서의 강점, 즉 자신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방식은 일본이 낳은 또다른 천재타자 스즈키 이치로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스즈키 이치로는 일종의 나르시스트다.

자신이 생각하는 야구, 자신이 설정해놓은 개인적인 목표를 향해 흔들림없이 매진한다.

그리고 정확하게 자신의 루틴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스스로를 콘트롤하고 플레이한다.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선 휘황찬란한 수사법을 동원하여 말하기를 즐긴다.

그에게선 장인의 면모가 풍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명예를 위해 그는 야구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는다.


반면 마츠이 히데키는 소박하다. 인터뷰에서 멋있는 말을 쏟아내는 적은 전혀 없다.

지극히 평범해서 때로는 진부하게 느껴지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기자들에게 있어서 이치로보다 마츠이가 더욱더 인기가 있다.

이는 마츠이가 기자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해온 접대의 결과다.

마츠이는 일본시절부터 기자들을 불러 대접을 하는 것을 잊지않았다.

그리고 늘 그런 접대의 말미에는 좋은 기사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꼭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야구계의 슈퍼스타지만 생계형의 이미지가 깅히디.

일본이 낳은 대표적인 슬러거로서 스타중의 스타지만, 그의 사고방식은 일반 샐러리맨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

우리들이 회사에서 해고당하지 않고 좋은 평판을 들어 보다 많은 급여를 받고 순조롭게 승진하기를 바라듯이, 마츠이도 자신이 속해있는 구단에서 좋은 평판을 받고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가 기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던 것도, 그것이 팀과 팬들의 자신에 대한 평판을 좋게 하여 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데 유리했기 떄문이다.


양키즈로 이적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츠이 히데키는 데릭 지터와 가깝게 지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는데, 데릭 지터와 더 친해지고 싶어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겠다라는 낯뜨거운 아부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터가 양키즈에서 가지는 존재의 무거움을 마츠이는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직장생활을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치로에 비해 멋없이 느껴지지만 오히려 그런 면이 마츠이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사실 프로의식이란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에게 돈을 주는 존재들에 대해 최대한 비위를 맞추고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팬들과 구단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마츠이 히데키는 어쩌면 진정한 프로다.

그리고 이치로에 비해선 투박해보이지만 그런 생활력 강한 마츠이의 사고방식이 오늘의 마츠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늘 진지하고 보다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

생계형 스타라고 비아냥거릴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는 그 어떤 선수보다 동기부여가 잘되어 있고 그것이 자신에 대한 채찍질이 되어 그를 지금에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올시즌 마츠이의 영업은 대성공이었다.

직장에서 쫓겨나기 싫어 WBC 참가까지 고사했던 마츠이. 과연 내년 시즌 마츠이는 재계약은 성공할 수 있을까?


by wizard | 2009/11/05 23:50 | 트랙백 | 덧글(1)

달궈지기 시작한 똑딱이 일본햄의 머신건타선

 

어제 경기에서 홈런군단 요미우리를 상대로 공중전을 펼치다 패했던 일본햄.

과거 머신건 타선으로 이름이 높았던 요코하마를 연상시킬만큼,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뛰어난 연타력으로 높은 득점력을 보여왔던 일본햄이었다. 역시 그런 고유의 팀칼라와는다른 홈런경쟁으로는 요미우리를 이기기는 힘들었다.

정교한 애버리지형 타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일본햄은 고작 4개의 안타에 그쳤고 간헐적으로 터져나오는 솔로 뜬금포로 간신히 점수를 내는 그런 양상의 공격은 전혀 일본햄답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선 일본햄이 자랑하는 머신건 타선의 연타력이 제대로 발휘되었다.

타나카와 모리모토의 연속안타와 이나바의 볼넷을 묶어 1사만루를 만든 후 곧바로 4번 타나카의 2타점 단타가 터져나왔다.

타나카는 연타력을 무기로하는 일본햄의 팀칼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연결형 4번타자다.

4번타자인 그의 올시즌 홈런수는 불과 8개다.

기세가 오른 일본햄은 코야노 세에이치의 2루타로 또 두점을 보태, 3회를 4점이나 얻어낸 빅이닝으로 마무리짓는데 성공했다.

볼넷하나를 곁들이며 집중4안타를 쏟아부은 무서운 연타력의 결과였다.


반면 요미우리는 테이블세터진과 중심타선이 엇박자를 보이면서, 무려 13안타를 치고도 4점에 그치는 비생산적인 공격을 펼쳤다.

요미우리이 테이블 세터, 사카모토와 마츠모토는 5회까지 100%출루에 성공했다.

특히 2번마츠모토는 3연타석 안타를 기록하며 최절정에 달한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렇게 최고의 활약을 테이블세터진이 보여주는 동안 요미우리의 중심타선은 라미레즈의 병살타를 포함하여 7타수 1안타에 그쳤다.

특히 3,4번 오가사와라와 라미레즈는 단 한개의 안타도 치지못했고 5번 가메이가 친 안타도 우익수앞의 땅볼안타였다.

최종성적으로 보면 오가사와라는 5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라미레즈는 홈런 하나를 쳤으며, 카메이도 단타와 볼넷하나를 기록했으니 그런대로의 활약은 해준 셈이다.

그러나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마치 약속이나 한듯 침묵한 것이 팀에게는 결정타였다.

요미우리의 중심타선은 5회까지 던진 일본햄의 선발투수 야기 토모야에게 완벽하게 농락당하고 말았다.


야기는 요미우리의 타선을 압도적으로 막아내지는 못했다.

21명의 타자를 상대로 7안타나 맞았고 볼넷도 두개를 허용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5이닝동안 단 한점만을 내주는 짠물피칭을 했다.

요미우리의 테이블세터에게 4안타를 얻어맞았지만, 중심타선은 완벽하게 봉쇄하는 요소를 틀어막는 피칭이 가능했다.

1회에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오가사와라를 잡아낸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야기는 치려는 의욕이 강한 오가사와라의 심리를 역이용하여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싱커를 구사해 범타로 돌려세웠다.

오가사와라에게 던진 싱커는 이날 야기가 던진 첫번째 싱커였다.

이전의 사카모토와 마츠모토를 상대로는 구사하지 않던 구질이었다.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자신이 해결해야겠다는 의욕이 강했던 요미우리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볼코스의 직구로 유인해내는 전술을 썼다.

초구부터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온다라는 것을 간파하고 상식과는 어긋나게 초구부터 볼을 던지며 허를 찌른 것이다.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변화구로 유인한다라는 기본적인 볼배합의 패턴에서 벗어나 볼성의 직구로 유인하고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가는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볼배합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조급증에 걸려있던 요미우리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 아었나 하는 생각이다.


에이스 다르비슈 유에게 더이상은 의지할 수 없는 일본햄은 대단히 불리한 상황에 쳐해있었지만 어떻게든 22패 균형을 유지한채 일본시리즈의 반환점을 돌았다.

남은 3경기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요미우리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일본햄은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햄 특유의 연타력이 살아났다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3할타자가 7명이나 되는 일본햄타선의 특징은 타자들의 센스가 전반적으로 뛰어나다라는 점이다.

상대 투수의 어떤 코스, 어떤 구질을 공략포인트로 할 것인가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자체도 뛰어날 뿐만아니라 팀차원에서의 지시를 실전에서 활용하는 데에도 능하다.

3할타자는 단순히 공을 뱃에 맞추는 재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볼배합을 둘러싼 투수와의 공방에서 이길 수 있는 두뇌야구면에서의 특출함이 있어야 한다.


장타력은 없지만 정교함과 연타력을 가지고 있는 일본햄타자들의 감각과 센스는 지금 매우 예민하게 다듬어져 있다.

남은 3경기에서 일본햄타선이 보여줄 파괴력은 과연 어느정도일까?

두뇌와 센스의 야구는 경기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그 저변에 깔린 힘을 발휘한다.

3할이란 타율은 바로 두뇌와 센스가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 타자를 무려 7명이나 가지고 있는 팀이 일본햄이다.


남은 3번의 경기.. 박빙의 승부가 되겠지만 일본햄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것은 이때문이다.

 

by wizard | 2009/11/04 23:02 | 트랙백 | 덧글(0)

투수의 바리에션과 인사이드 야구.

 

필라델피아의 마무리 투수 브레드 릿지가 9회 투아웃까지 잡아놓은 상태에서 집중타를 얻어맞고 3실점을 했던 장면은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렇게 어느 순간 집중타를 얻어맞으며 자멸하는 경우를 보면, 대개 투수가 구사하는 구종이 매우 제한적일 때다.

상대타자가 좋지 않은 어느 한 구질을 노려 집중공략해 올때, 유연하게 볼배합을 바꿀 수 있는 바리에션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마땅치 않게 된다.


이와 같은 사례는 지난 wbc 일본 미국전에서도 확인된 적이 있었다.

당시 미국팀의 선발 오스왈트는 노골적으로 커브를 집중공략해오는 일본타자들에게 말려 좋은 흐름으로 출발했던 미국팀을 전의상실의 상태까지 몰아버리고 말았다.

문제는 역시 바리에션이었다.

포심 커브 조합이라는 투피치 스타일의 투구로 일관한 오스왈트는 그리 오랫동안 일본타선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미국의 야구문화에서는 투수가 다양한 변화구를 장착하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제어할 수 있는 하나의 변화구를 장착하는 것을 더 권장한다.

여러가지에 욕심내기 보다는 한가지라도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하는 것이 낫다라는 발상이다.

반면 일본의 야구문화에서는 투수는 되도록이면 다양한 구질을 던져야 한다고 믿는다.

일본투수들을 보면 확실히 여러가지 구종의 공을 던지는 것이 하나의 습관처럼 되어있다.


일본 최고의 정통파 투수라고 할 수 있는 다르비슈 유의 경우도 던지는 구종이 정말 다양하다.

슈트, 슬라이더,컷패스트볼, 포크볼, 커브의 5가지 변화구를 변화무쌍하게 뿌려댄다.

다르비슈의 경우도 그렇지만 일본투수들은 종종 매우 잘 듣는 공이 있음에도 습관적으로 여러가지 공을 던지다 얻어맞곤 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구종의 공을 던지는 것이 가져다주는 한가지 잇점은 분명하다.

얻어맞더라도 집중타는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라는 것이다.

공략당하는 흐름에서 투구패턴의 변화의 여지가 많으므로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많은 안타를 허용하면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투구를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

소위 요소를 틀어막는 투구라 하여 위기에 강한 냉철함을 가진 투수로 다소 미학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지난 해 마츠자카는 미국의 기준에서 보면 상당한 불안 요소를 가진 투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본의 시각에서 보면 마츠자카야말로 요소를 틀어막는 투구를 할 수 있는 투수에게 매우 중요한 자질로 평가되는 냉정함과 승부사적 기질을 가진 존재였다.


마츠자카가 그토록 요소를 틀어막을 수 있는 피칭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바리에션을 확보하고 있엇기 때문이다.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많으므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볼배합을 바꿀 수 있었기때문에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도 후속타자를 요리하여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야구의 성격을 많은 이들은 단순하게 스몰볼로 정의하지만, 보다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inside baseball, 즉 두뇌야구라고 할 수 있다.

치고 달리고 던지는 기본적인 요소에 더해 두뇌를 활용한 전략과 전술에 매우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원래 inside baseball이란 치고달리기와 같은 작전야구를 지칭하는 것이지만, 사실 투수가 어떤 볼배합을 가져갈것인가, 또 타자는 투수의 투구패턴을 파악하고 어떤 구질의 공을 타겟으로 삼을 것인가하는 것도 포함한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며, inside baseball, 두뇌야구의 정수라 할 수 있다.

포수를 필드위의 감독으로서 그 역할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일본야구의 문화는 일본야구의 근본적인 칼라가 두뇌야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모든 야구선수는 필드위에서 머리를 쓴다.

야구의 기본인 타자와 투수의 공방을 보더라도 좋은 타자가 되기위해서는 상대 투수의 볼배합을 간파하여 노림수를 잘 가져갈 수 있어야 하며, 좋은 투수가 되기위해서는 타자의 의표를 찌르는 볼배합을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팀차원에서 일사분란하게 이행해 내느냐 아니면 특별한 통제없이 선수개개인에게 방임하는가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근본적으로 두뇌를 활용하는 전략이란 요소를 야구의 경기력에서 얼마만큼의 중요도로 바라보는가를 말해준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팀은 정말 완벽에 가까운 팀차원의 두뇌야구를 보여주었다.

전 타자는 일사분란하게 팀차원에서 만들어진 전략에 따라 노림수를 갖고 상대 투수를 공략했다.

투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사전에 충분히 숙지된 통일된 전략에 따라 상대타자를 상대했다.

이처럼 팀차원의 세밀한 전략이 있었기때문에 한국타자들은 흐름을 타면 맹렬한 연타로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킬 수 있었고 투수들은 완벽에 가깝게 상대타선을 봉쇄했다.


치고, 달리고, 던지는 기본적인 야구기능에서 압도적으로 보이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단단한 팀플레이를 앞세운 동양야구에게 번번히 무너지고 마는 것은 왜일까?

이는 피지컬을 중시하는 미국식야구가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두뇌야구의 동양야구에 말리고 있기때문이다.


투수의 바리에션. 확실히 이것은 메이저리그가 일본리그에 비해 뒤쳐지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히 투수의 바리에션 그것에 머무는 문제가 아니다.

투수의 바리에션이 좋으면 당연히 타자도 투수의 볼배합을 읽어 노려칠 수 있는 기술을 향상시킬 수 밖에 없다.

두뇌를 활용하는 야구가 경기력에서 큰 요소를 담당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로 리그를 이끈다라는 것이다.

그런 두뇌야구의 풍토에 있었기 때문에 일본선수들은 단기간에도 짜임새있는 팀차원의 두뇌야구를 구사할 수 있었다.

선수들은 이미 충분히 훈련되어 있었기때문이다.


메이저리그의 경기를 보게 되면 북중미 선수둘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피지컬에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야구의 기본인 치고 던지고 달리는 능력에서 일본선수들은 크나큰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으로 만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팀차원에서의 전술하에서 개인을 어떻게 팀에 조정시켜야 하는 가에 대해 일본선수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며 적절히 훈련되어 있다.

일본야구의 최고장점은 전술에 있다. 개개인으로 흩어진 일본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북중미 선수둘에게 열세일지 모르지만 전략과 팀매니지먼트가 훌륭한 일본팀의 이름아래 뭉친 일본선수들은 매우 강하다.

이 점은 일본야구의 영향을 크게 받은 한국야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by wizard | 2009/11/03 21:33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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