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코스 승부를 두려워했던 마츠자카. 다르비슈는 반복하지 말기를.

한때 일본의 절대적인 에이스로 각광을 받았던 마츠자카 투수는 메이저리그로 이적한 이후의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그 명성이 상당히 실추된 상황이다.
이미 일본의 에이스의 좌는 다르비슈 유우에게 넘어갔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근 양키즈와 1년 1000만달러에 계약을 맺은 쿠로다 히데키가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마츠자카가 메이저리그에 와서 일본에서의 명성에 크게 어긋나는 성적을 거둘 수 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역시 볼넷의 남발때문이었다.
2006년 일본에서 마츠자카가 기록한 9이닝당 볼넷수는 불과 1.80개였으나 메이저리그에서는 볼넷을 남발하는 투수로 악명이 높았다.
심지어는 사이영상 후보에 오르기까지 했던, 메이저리그에서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2008년에도 그의 9이닝당 볼넷수는 무려 5.05개에 달할 정도였다.

그런데 얼마전에 일본리그 관련 데이터를 찾아보던 중 매우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구종별 볼넷 허용수의 상관관계에 관한 자료였는데, 보통 패스트볼이 가장 콘트롤하기 쉬운 구종으로 알려져있지만 실제로는 패스트볼의 볼넷허용비율이 가장 높다라는 것이 진실이었다.

마츠자카 역시 일본리그 시절에 비해 볼넷허용이 많아졌던 것은 결국 볼넷허용율이 가장 높은것으로 드러난 패스트볼의 컨트롤이 잘 되지 않은 것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클 것이다.
패스트볼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알려져있던 것처럼 결코 컨트롤하기 쉬운 구종이 아니니까..

그럼 이번엔 어느 코스의 패스트볼이 볼넷 허용빈도가 높을 것인가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보자.
한가운데의 볼이야 타자입장에서는 입안에 넣어주는 음식과 같은 것이니까 생각해볼 이유도 없고, 결국 남는 것은 외각이냐 내각이냐의 문제만 남는다.

그런데 투수가 던지는 패스트볼은 엄밀히 말해서 순수한 직구가 아니라 역회전을 한다.
그것은 팔의 각도때문이다. 어떤 투수도 순수한 수직으로 볼을 내리꽂으며 던질 수는 없기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쓰리쿼터 투수라고 치자. 메이저리그의 경우 오버스로라고 칭하는 투수의 경우도 사실은 쓰리쿼터를 의미한다고도 한다. 이경우 45도의 각도로 공을 릴리스하기때문에  공의 회전축 역시 투수가 던지는 팔 방향으로 45도 기울어지기 마련이고 따라서 공도 그만큼 역회전을 하게 된다.

이 점을 이해하게 되면 우완투수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 내각코스의 패스트볼은 컨트롤에 실패했을 경우 볼넷을 내줄 빈도가 높고 외각코스의 공은 한가운데 몰리는 공이 되어 결정적인 한방을 맞게 된다라는 공식적인 논리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인코스 스트라이크존을 겨냥하여 던진 패스트볼이 그 역회전이 지나치게 되면 인코스 볼코스로 볼의 실제 로케이션이 이루어져 볼넷을 내주는 상황이 생겨날 것이고 아웃코스를 겨냥한 패스트볼이 그 역회전이 지나치게 되면 한가운데 몰리는 치기쉬운 공이 되어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인플레이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츠자카가 메이저리그에 와서 2008년의 경우처럼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볼넷허용율은 대단히 높았던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일반적으로 볼넷허용율이 가장 높은 패스트볼의 컨트롤에 실패했다라는 것을 의미하고 또 코스별로 궁리해 들어가면 아웃코스보다는 인코스 볼의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마츠자카가 메이저리그에 와서 볼넷허용율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써 그에게 냉소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들곤 했던 것은 한마디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쫄아서 극단적으로 코너웍을 구사하려고 하다보니 볼넷이 늘어났다는 논리였다.
이런 견해는 본문에서 필자가 이어온 논리와도 부합된다.
스트라이크 존의 내외각을 최대한 활용하는 투구를 마츠자카가 했다고  하면 외각의 볼의 경우 한가운데 몰리는 공은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신 내각의 공이 볼이 되는 패스트볼도 많았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순수한 수직으로 볼을 던지는 투수는 존재할 수 없고 투수가 던진 공은 반드시 회전축이 던지는 방향의 역방향으로 기울기때문에 따라서 역회전을 할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더군다나 마츠자카는 fangraphs의 버티컬 무브먼트 자료로도 확인이 되지만  노모 히데오와 같은 투수처럼 비교적 수직으로 내려꽂는 정통 오버스로의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 투구시의 팔의 각도를 가지고 있다. 마츠자카는 역회전이 상당히 들어가는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를 보여준다.

필자는 마츠자카가 외각코스의 경우 일본시절에 비해 보다 외각의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는 패스트볼의 컨트롤을 취했다라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이 일본에 비해 외각에 후하다라는 점도 있고, 오카지마도 일본시절보다 볼한개정도를 외각으로 더 뺀다라는 생각으로 던졌더니 결과가 좋았다라는 체험을 이야기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내각의 경우마저도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려 했다라는 것은 철저한 실착이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메이저리그는 일본리그에 비해 내각의 스트라이크존이 좁다라는 것이다. 물론 최근 메이저리그도 이러한 경향성을 탈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이것이 완전히 정착되지는 못했다.

둘째. 마츠자카의 구속수준은 145-148km인데 일본리그의 데이터를 살펴보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통설과는 달리 이 스피드대일 경우 오히려 내각의 피ops가 외각의 피ops보다 낮았다. 물론 메이저리그의 타자들의 파워면에서 일본타자들에 비해 앞서있다라는 점도 생각해야하겠지만 마츠자카가 뛰던 시절은 메이저리그보다 반발력이 높은 공식구가 일본에서 사용되었다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필자가 볼때는 마츠자카의 경우 지나치게 인코스 승부를 두려워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파괴력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극단적으로 콘트롤을 하려고하다보니 특히 인코스의 패스트볼이 볼이 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볼넷도 늘어난 것으로 추론이 되는데, 이는 반발력이 높았던 구 일본 공식구의 특성을 고려하고 마츠자카의 구속수준에서의 내외각별 피ops 데이터를 참조해보면 확실히 지나친 주의심에 의한 패착이었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마츠자카는 2008년 많은 볼넷을 내주면서도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데 성공했지만 선발투수의 투구수 제한이 존재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이닝소화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표출되면서 성적이하의 평가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다르비슈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구속수준은 마츠자카를 능가한다. 그 역시도 일본리그의 코스별 피ops를 고려해봤을 때 굳이 인코스 승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라는 것이다.
필자가 볼때 마츠자카는 인코스 승부를 지나치게 두려워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르비슈는 그런 패착을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리석은 아오키와 현명했던 나카지마.

임창용 투수가 소속되어 있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아오키 노리치카는 일본리그를 대표하는 안타제조기로 각광을 받았던 선수였다. 그러나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결국 밀워키 브루워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 그지만 씁쓸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크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우선 연봉의 대폭 삭감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아오키 노리치카는 지난 해 3억 3천만엔을 받았다.
야쿠르트에서는 임창용에 이어 두 번째로 연봉이 많은 선수였고 일본리그 전체로 봐도 11위에 해당하는 고액연봉자였다.
그러나 이랬던 그의 브루워스와의 계약조건을 보니, 2년 총액 250만달러다. 엔화로 환산하면 1억9500만엔에 지나지 않는다.
연봉의 대폭 삭감이다. 돈도 돈이지만 자존심이 문제다.

아오키의 연봉 수준은 메이저리그에서 백업멤버급으로 레귤러급과는 거리가 멀다. 이는 아오키를 바라보는 브루워스의 시각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약물복용혐의를 받고 있는 팀의 주포 브라운 선수의 출장정지에 대비한 대체 외야요원의 보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일본인 야수에 대한 냉정한 평가의 흐름을 아오키 노리치카의 입단 경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하겠다.

지난 해 아오키의 성적을 보면, 타율 2할9푼2리, 장타율 3할6푼, 출루율 3할5푼6리로, ops는 7할1푼8리에 그쳤다.
그동안 일본인 메이저리거 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성적하락폭을 생각하면 메이저리그에서 레귤러급으로 정착하기는 힘들다라는 계산이 나온다. 브루워스가 책정한 아오키에 대한 연봉수준은 꽤나 적절해보인다.

그러나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지난 시즌 일본리그는 반발력이 우수했던 기존의 공식구를 대체한 저반발소재의 통일구라는 새로운 공식구가 도입되었다. 이 공식구는 메이저리그 공식구를 모델로 삼아 제작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전까지 일본인 메이저리거 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왔던 성적하락폭처럼 아오키의 성적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즉, 이전까지 있었던 일본인 메이저리거 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낼 것인가에 대한 성적예측방정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난 시즌 기록한 아오키의 성적은 공식구의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아오키가 그동안 보여왔던 시즌별 성적기복상 하강국면에 해당한다.
2009년 3할 3리로 간신히 3할을 넘으며 그에게 있어서는 꽤나 부진한 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한 시즌을 보냈지만 2010년에는 커리어 하이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 점을 생각해본다면 년도별 성적기복상 이미 하강점을 찍은 아오키는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물론 반발력이 낮아진 새로운 공식구는 아오키의 타격력을 다운시킨 것은 사실이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아오키는 꼬박꼬박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등 리드오프로서는 만만치 않은 장타력도 과시해왔으나 지난 시즌에는 고작 4개의 홈런에 그쳤다.
하지만 단순히 공식구의 반발력이 떨어졌다라는 사실만을 근거로 아오키의 지난 시즌 성적 전반에 접근 해서는 안된다. 지난 시즌의 성적중 타율면을 보더라도 아오키가 그동안 보여왔던 시즌별 기복에 의한 성적하락이라고 볼 수 있는 여지도 크기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본다면 지난 시즌 아오키의 성적을 두고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더라도 그는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레귤러급으로 활약할 수 있는 타격력은 가지고 있다라는 판단이다.

지금 아오키 노리치카가 브루워스에서 백업 멤버정도의 대우를 받게 된 것은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레귤러급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브루워스의 외야진의 구성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사실 만일 아오키 노리치카가 포스팅 시스템이 아니라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이적을 모색했다면 충분히 보다 더 높은 연봉수준에 레귤러로 뛸 수 있는 팀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현행 포스팅 시스템에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일본인 선수에게 보다 빨리 메이저리그의 문을 노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라는 장점은 있지만 또한 선수에게 매우 불리한 측면도 만만치 않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영입하려는 선수의 전 소속 일본구단에게 포스팅 금액을 지불해야 하므로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연봉액은 자연히 줄 수 밖에 없다.
또 선수가 입단교섭을 할 수 있는 구단은 한 팀으로 제한된다는 것도 문제다.
아오키 노리치카가 형편없이 연봉이 깎이고 백업멤버 정도의 대우를 받으며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경쟁력이 낮아서라기 보다는 현행 포스팅 시스템의 문제탓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같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던 일본인 야수 아오키 노리치카와 나카지마 히로유키는 모두 백업멤버정도의 대접을 받았다. 이중 나카지마는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fa를 통한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선택했고 아오키는 하루라도 빨리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루기위해 낮은 처우를 감내했다.

과연 누구의 선택이 옳을까? 나카지마의 선택이 옳았다고 본다. 메이저리그에서 실적을 남겨보고 싶다라는 것. 이것이 메이저리그 진출의 가장 큰 목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실적을 남기기위해서는 우선 레귤러급으로 계약하여 출장기회 자체가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 좀더 빨리 진출하는 것도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 과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슬라이더의 명수 다르비슈 텍사스의 에이스가 될 수 있다.

어느 한 투수의 특정 구종이 해당리그의 평균치에 비해 어느 정도의 위치매김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할 때 유용한 것이 피치 밸류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이 지표는 fangrphs를 통해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메이저리거 투수들의 이 피치밸류값의 일본시절의 수치와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하고 있는 수치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텐데, 문제가 되는 것은 아직 일본에서는 미국에서처럼 이 피치밸류값의 산출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 피치 밸류 수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매체도 없다는 것이다.

단지 구할 수 있었던 일본리그 투수들의 피치밸류 데이터는 2010년 시즌의 데이터 뿐이었다.
만일 일본인 메이저리거 투수의 피치밸류값을 일본시절과 메이저리그 시절로 나누어 비교해 본다면 그것이 가능한 투수는 201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에 한정된다.
그 일본인 투수는 바로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릴리프 투수로 뛰고 있는 전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이었던 타테야마 요시노리다.

다음은 지난 시즌 타테야마가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구종별 피치 밸류값이다.

 패스트볼슬라이더체인지업
피치 밸류-2.85.4-0.5

타테야마의 특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 투수는 패스트볼의 위력은 평균이하로 변화구로 활로를 찾는 기교파 투수다. 그러나  다양한 변화구로 무장한 일반적인 기교파 투수는 아니고 특이하게도 슬라이더라는 한 가지 절대적인 변화구에 의존하는 그런 기교파 투수다.

100구당 피치밸류값을 통해 타테야마 투수의 각 구질의 정확한 수준을 한번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패스트볼슬라이더체인지업
피치 밸류-0.732.36-0.5

역시 돌출되는 한 가지 구질은 슬라이더다. 타테야마의 슬라이더 100구당 피치 밸류값은 2.36에 달하는데 메이저리그에서 명품 슬라이더의 소유자로 유명한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의 2.60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양질의 슬라이더를 타테야마가 보유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더욱이 타테야마는 슬라이더의 구사비율이 31.9%에 이를만큼 매우 높고 구종도 단순해서 상대타자는 타테야마의 슬라이더에 대해 상당한 대비를 하고 타격을 한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타테야마의 슬라이더의 질이 얼마나 높은지 더 크게 실감이 간다.

그럼 그의 일본시절 피치 밸류값은 어떠했을까?
2010년 피치 밸류값을 구할 수 있었는데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직구와 슬라이더에 관한 것이었다.

 패스트볼슬라이더
피치 밸류-0.65.3

아래의 데이터는 100구당 피치 밸류값을 타나낸 것이다.

 패스트볼슬라이더
피치 밸류-0.151.2


일본시절에도 타테야마 요시노리는 메이저리그에서와 같은 스타일의 투구를 보여줬다. 직구의 위력은 결코 뛰어나지 않았으나 슬라이더의 위력으로 타자를 잡아내는 그런 스타일말이다.
그런데 한가지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은 일본시절보다 그 경향성이 메이저리그에서 더욱 강화되었다라는 것이다.
즉, 메이저리그에 와서 패스트볼은 더더욱 경쟁력을 잃은 반면 슬라이더는 반대로 그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되었다.

이는 메이저리그의 공식구자체가 구일본의 공식구와 비교했을 때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은 감소하는 반면 횡변화구의 위력은 증가한다라는 필자의 지론과 일치한다.
메이저리그의 공식구는 공기의 저항을 더 받기 때문에 그 횡변화가 심해 포심을 구사할 경우 의도하지 않은 역회전이 발생해서 의도하지 않은 코스로 공이 날아갈 가능성이 커진다. 예를 들면 아웃코스를 겨냥해서 던진 포심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려버리는 제구 실패가 발생할 빈도가 커진다.
반면 변화구의 경우 공기의 저항이 더 크므로 낙폭이나 횡으로 꺾이는 각도가 더 커진다.

타테야마 요시노리는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자체는 일본시절부터 평균이하인 투수였다. 따라서 컨트롤의 비중이 더욱더 컸을 것이다.그런데 그 컨트롤이 메이저리그 공식구로는 구 일본의 공식구처럼 컨트롤 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니 자연히 포심패스트볼의 피치 밸류값은 메이저리그에 와서 내려간 것이다.
반면 그의 주무기였던 슬라이더는 더욱더 변화량이 증대되는 메이저리그 공식구를 만나게 되면서 그 위력이 한층 강화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메이저리거 일본투수들의 일본에서의 구종별 피치밸류값을 확인하는 것이 극히 제한적이므로 많은 표본을 가질 수는 없어 보다 폭넓은 비교가 불가능한 것은 아쉬우나 지금까지 데이터를 봐도 일본인 메이저리거 투수들은 대개 변화구는 훌륭했으나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이 그것을 뒷밤침해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와 6년계약 6천만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다르비슈 유우도 포심패스트볼약, 변화구강 이라는 그동안에 보여왔던 일본인 메이저리거 투수들의 경향성을 따라갈 공산은 매우 크다.
그런데 다르비슈라는 투수는 일본시절부터 포심패스트볼의 비율이 높은 편이 아니었고 변화구에 대한 의존도가 꽤나 높은 투수였으며 특히 슬라이더가 일품으로 어디까지나 그의 주무기는 슬라이더였다.

또다시 일본시절에 이어 같은 팀의 동료가 된 타테야마 요시노리가 지난 시즌 보여준 슬라이더의 위력을 생각해본다면 일본에서 압도적인 슬라이더 투수였던 다르비슈 유우에게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매우 유용한 주무기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반면 물론 그의 포심패스트볼이 타테야마의 경우처럼  일본시절보다 그 위력이 감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테야마와 다르비슈에게는 차이가 있다. 타테야마는 일본시절에도 직구의 위력은 평균이하의 투수였으나 다르비슈는 리그 정상급의 포심패스트볼을 뿌리던 투수였다.  타테야마가 직구 자체의 위력은 별볼일 없었던 반면, 다르비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147-152KM에 이르는 평속수준을 보여줄만큼 강속구 투수였으므로 포심패스트볼의 컨트롤이 힘든 메이저리그의 공식구의 부작용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다르비슈는 메이저리그 공식구와 유사하게 제작된 새로운 일본리그 공식구인 통일구로 치른 2011 시즌에서도 특별히 포심패스트볼의 컨트롤이 흔들리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 시즌 초반 세이부 라이온즈전에서 대량실점한 것 이외에는 다른 일본리그 투수들이 평균적으로 그러했던 것처럼 전년도를 능가하는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한 선수의 성적을 예상하는 ZiPS Projection system의 데이터를 보면 다르비슈의 데뷔시즌 성적 예상치로 내놓은 것이 13승7패 방어율 3.62다.
이런 예상치가 나오게 된 것은 아마 성적 예상 방정식을 만들 때, 마츠자카의 사례가 적극 투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츠자카가 데뷔시즌 15승 12패 방어율 4.40을 기록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무리도 아니다.

마츠자카의 경우 슬라이더와 컷패스트볼등 우타자의 외각으로 휘어나가는 변화구의 질은 데뷔시즌이나 커리어 하이를기록했던 2008년도에도 여전했다. 그러나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이 그것을 받쳐주지 못했다.
데뷔시즌 마츠자카가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에 그쳤던 가장 큰 이유는 떨어지는 변화구가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포심패스트볼 자체의 피치밸류값이 메이저리그 평균치를 밑돌만큼 나빴기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 와서 일본에서는 보이지 않던 제구난에 시달렸던 마츠자카는 특히 포심패스트볼의 제구난에 봉착해 시달렸던 것이다.

다르비슈의 경우 마츠자카에 비해 포심패스트볼이 전체 투구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슬라이더의 질 역시 마츠자카보다는 위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일본투수들의 성공을 위한 가장 큰 관건이 되는 것은 역시 포심패스트볼이 어느 정도 통하냐인데 다르비슈도 예외가 아님은 분명하지만 그 압력의 정도는 다르비슈에겐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사실이다.

다르비슈는 텍사스의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조심스럽지만 다르비슈는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상위리그에 도전하는 이대호 선수가 유념해야 할 것은.

메이저리그의 가혹한 과밀일정을 버텨내며 한 시즌을 소화한다라는 것이 대단히 힘들다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적 수준이 높아서는 안되고 한 시즌을 버텨낼 수 있는 스태미너의 유지, 매경기 결과를 남길 수 있도록  컨디션을 조절하는 세밀한 컨디셔닝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의 유명선수들을 보면 대개가 완전히 몸을 만들어 놓은 후에 시즌을 맞이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70-80% 수준에서 시즌을 시작해 서서히 경기를 하면서 컨디션과 몸상태를 끌어올린다.
이러한 방식은 가혹한 메이저리그의 과밀일정하에서 시즌을 통틀어 결과를 남기기 위해 오랜 세월동안 축척된 메이저리거만의 경험론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 즉 슬로우 스타트는 레귤러가 보장된 선수가 아니라면 쉽게 할 수 없다라는 점이 있다. 레귤러 자리를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선수는 일단 스프링캠프를 통해 눈도장을 받는 것이 눈앞의 급선무이기때문이다.
따라서 최대한 컨디션과 몸상태를 끌어올려 전력투구 할 수 밖에 없다.

이 점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일본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사실 일본에서는 스타급으로 대접받던 선수들이 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만 이들은 메이저리그에서의 검증될 수 있는 실적이 없고 코칭스탭의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 급선무다.
따라서 페이스를 조기에 끌어올릴 수 밖에 없다.

시카고 컵스에서 뛰다가 지난 해 후반기 클리블랜드로 이적했던 후쿠도메 코오스케는 소위 4월에만 반짝했다가 이후에는 성적이 급전직하했던 선수로 유명했다. 
이런 그를 두고 기술적인 포텐셜은 풍부하나 체력적인 면에서 메이저리그의 과밀일정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낙마하곤 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혹은 그가 4월에만 성적이 좋았던 것을 아직 메이저리그 주력투수들이 완전한 상태까지 몸상태와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후쿠도메 자신은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린 것이 맞아떨어진 것 뿐이라고 비아냥대는 이들도 있다.

나 역시 후쿠도메가 4월에 유독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이런 식의 설명이 상당히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메이저리거들이 시즌 전체의 운영을 생각해서 4월 한달간은 만전의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때문이다. 그래서 4월의 메이저리그는 가장 재미없다고도 하니까..
그러나 후쿠도메 입장에서도 시즌 전체의 성적을 두고 생각해본다면 페이스를 좀더 늦춰 슬로우 스타트를 하는 것이 시즌 전체의 성적에서는 더욱 유리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성적을 남겼다고 평가받는 스즈키 이치로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슬로우 스타터다. 
난 그가 이런 슬로우 스타터였기때문에 지금까지 장기간에 걸쳐 좋은 성적을 유지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는 몸관리가 철저하고 컨디셔닝에도 능한 타자다. 하지만 그가 전체 시즌을 염두에 둔 페이스의 안배에 성공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욕심을 부렸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누적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후쿠도메 역시 이치로오처럼 4월의 성적에 얽매이지 않았다면 시즌 성적에서 오히려 지금보다 좋은 스탯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늘 했다. 그러나 그가 그럴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음도 또한 알고있다.
왜냐하면 모두에 이야기했듯이 일본인 메이저리그 야수들중에서 그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타자는 그리 많지 않기때문이다.
특히 투수에 비해 야수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는 상당히 내려가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은 더더욱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일본인 야수들의 조급증을 부채질한다.
하지만 이렇게 조급증을 부리면 부릴수록 만족스러운 시즌 스탯을 기록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메이저리그의 과밀일정에 대한 경험이 없는 일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도 슬로우 스타트를 선호하는 마당에 섣불리 일찍 페이스를 끌어올렸다간 망하기 십상이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서 참담한 실패를 맞보았던 니시오카 츠요시... 일본인 내야수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평가가 상당히 냉정했던 상황에서 그는 이런 편견을 깨야한다라는 중압감을 많이 느꼈었다.
그런 탓에 그는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렸다. 그런만큼 시범경기에서의 성적은 대단히 좋았다.
하지만 컨디션 사이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타자다. 막상 시즌이 개막되자 니시오카의 타격감은 좋지 않았다. 따라서 성적도 좋지 않았다. 아마 그는 상당히 조급했을 게다. 그러다 일본에서라면 생각하기 힘든 주자의 러프플레이로 골절상을 당한다.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당한 골절상.. 의욕은 넘쳤는데 이런 부상까지 당하고 만 니시오카.. 복귀후에도 실전감각이 떨어지는 니시오카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어떻게든 레귤러를 지켜야한다는 조급증이 그를 괴롭혔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수비도 안되고 타격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스트레스다. 
치바 롯데 마린즈의 간판타자겸 유격수인 니시오카에게 레귤러를 박탈당할지도 모른다라는 불안감은 정말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기때문이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타격감은 올라왔고 성적도 올라갔다. 8월부터 타율 2할7푼2리를 기록하며 서서히 타격의 회복세를 보이던 그였다. 그러나 또다시 부상이 그를 찾아왔고 두번째 DL행이후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한 채 시즌이 끝나버렸다.

내년시즌 니시오카는 어떤 식으로 해야할까? 당연히 슬로우 스타트를 의식하며 일찍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여유를 니시오카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주전자리조차 위험하기때문이다.
아 점은 니시오카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메이저리그의 문을 노크했던 대부분의 일본인 메이저리거 선배들이 경험했던 것이다.

스즈키 이치로오와 함께 가장 성공한 일본인 메이저리거 야수인 마츠이 히데키.. 사실 그도 나이는 속일 수 없어 에인절스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오클랜드로 이적했으나 지난 해 성적도 기대이하였다.
그런데 이 두시즌 마츠이 히데키의 성적을 보면 뚜렷한 특징이 있다. 전반기에는 성적이 매우 좋지 않았으나 후반기에는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라는 것이다.
내가 보았을 때 마츠이는 메이저리그의 과밀일정을 잘 알고 있기에 그에 맞춰 노련하게 컨디셔닝을 했다라고 보여진다.
만일 그가 성적을 내야한다라는 조급증에 시달린 끝에 일찍 페이스를 끌어올렸다면 더 나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을 것이라고 본다.

난 일본리그에 진출했던 한국 선수들이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중에 하나가 빨리 성적을 내야한다라는 조급증때문에 지나치게 빨리 페이스를 끌어올린 것이 아닐까 늘 생각하곤 했다.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간에 보이는 것과 같은 일정의 가혹함, 이동거리의 가혹함이 한국리그와 일본리그간에 보인다라고 할 수는 없으나 아뭏튼 이동거리에 있어서 일본리그 쪽이 한국리그보다 긴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당장 눈앞의 욕심,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한다라는 강박관념으로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린다라는 것이 사실 전체 시즌의 스탯상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이었다.

지난 해 사실 큰 기대를 모았던 김태균 선수가 결국 도망치듯 한국리그로 리턴해 버렸다.
그런 이후에 이대호 선수가 일본의 오릭스와 계약하여 이제 일본리그 유일의 한국인 야수가 되었다.
그에게는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라는 적지 않은 프레싱이 주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한국인 야수에 대한 일본팬들의 평가는 그리 높지 않다. 그동안의 다른 한국인 야수의 성적을 들어 그 역시 깎아내리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지나치게 의욕이 넘쳐 조급증에 빠진다면 또 역시 다른 한국인 야수 선배들이 했던 실패의 전철을 밞게 될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대호 선수는 상당히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느껴진다. 이런 낙천성이 그에게는 일본에서의 성공에 한걸음 다가서는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설사 초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조급증에 빠지거나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일 없이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넓은 시야에서 시즌을 마친 후의 성적만을 보고 플레이 해나가는 지혜를 그가 발휘해주었으면 한다.
이미 오릭스구단에서는 그의 심적 압박감을 줄여주기 위해 그에 대해 보내는 신뢰감을 여러차례 밝힌 적이 있다.

그는 한국리그보다는 상위리그인 일본리그에 도전한다. 경우는 다르지만 일본리그보다 상위리그라고 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일본인 선수들의 경험은 반면교사로 삼을만하다.
상위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공통된 심리상태는 조급증이다. 하루빨리 인정을 받아야 한다라는 심적 부담감말이다.
그런데 상위리그라  함은 곧 이전에 소속되었던 리그보다는 일정과 이동거리에 있어서 가혹하다. 한국리그와 일본리그간의 차이를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간의 차이와 동일시할 순 없지만 어쨌든 그렇다.
이런 가운데 조급증 때문에 페이스를 뻘리 끌어올리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선수자신이다. 
물론 치열한 경쟁하에서 레귤러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만큼 일본구단은 빠르게 기대를 접으며 인내심을 발휘해주지 않지는 않는다.
메이저리그야 산하 마이너리그에 전 세계에서 성공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온 선수들로 넘쳐나나 일본은 그 정도는 아니며, 같은 동양권이기에 경쟁보다는 신뢰를 더 중요시한다.

이대호 선수만큼은 구단을 믿고 자신의 장점인 낙천성을 발휘해서 조급증에서 탈피한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시즌 운영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심콘트롤의 중요성과 와다 츠요시와 첸 웨인에 대한 비교

2003년 시즌, 노모 히데오는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16승 13패 방어율 3.09의라는 빼어난 성적을 그는 남겼다.
그러나 이 시즌에서 거둔 16승이 노모 히데오가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거둔 두자릿 수 승수였다.

2003년 시즌 역시 노모 히데오의 대명사와도 같은 포크볼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가 시즌에서 기록한 포크볼에 대한 피치밸류는 10으로,  노모 히데오가 이 시즌 소화한, 그야말로 엄청난 숫자인 218과 1/3이닝을 리그 평균적인  투수가 던졌을 경우, 포크볼에 대해 타자가 기록하는 가점이  노모 히데오보다 10점이나 많다라는 의미다.

하지만 포크볼 못지않게 노모 히데오의 패스트볼 역시 위력적이었다. 그의 패스트볼의 피치 밸류는 11.3으로 포크볼의 10과 큰 차이는 아니지만 어쨌든 노모 히데오의 가장 큰 무기는 이 패스트볼이었다.
100구당 피치밸류를 따져도 그 수치는 0.64로 메이저리그 정상급의 패스트볼 위력이었다고 평가할만 하다.

그런데 이 시즌 노모 히데오의 패스트볼 평속은 어느 정도였을까? 고작해야 86.6마일에 불과했다.
전년도인 2002년 노모 히데오의 패스트볼의 위력은 피치 밸류값으로 보면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4.0에 그쳤지만 구속면에서는 87.3마일의 평속으로 2003년보다 거의 1마일정도가 빨랐다.

이것을 생각해보면 메이저리그에서 이렇다할 어필을 하지 못하고 아틀란타와의 계약이 만료된 카와카미 켄신이 참 안타깝기만 하다.
데뷔 시즌 2009년, 카와카미 켄신은 7승 12패 방어율 3.86의 성적을 남겼다.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실망스러운 성적도 아니었다. 그런데 적어도 인정해 주어야 할 것은 카와카미가 자신이 구사하는 모든 변화구 구종을 리그 평균이상으로 구사했다라는 점이다.
특히 커브의 위력은 상당해서 피치 밸류값이 7.5에 달할 정도였다. 일본시절부터 큰 호평을 받았던 컷패스트볼을 위시하여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등의 변화구를 안정되게 구사하는데 카와카미는 성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카와카미가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것은 역시 가장 많은 구사비율을 가졌던 패스트볼이 위력적이지 못했다라는 점 때문이었다.
카와카미의 패스트볼의 피치 밸류는 무려 -15.6으로 다른 구종으로 벌어들였던 것을 고스란히 이 패스트볼의 난조때문에 까먹은 셈이었다.

도대체 왜 카와카미는 패스트볼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보야만 했던 것일까? 89.5마일을 기록했던 패스트볼의 평속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변화구는 좋았지만 패스트볼의 구속에 문제가 있었기때문에 성적이 발목을 잡혔던 것일까?
그렇다면 그 보다도 훨씬 느린 구속으로도 어떻게 정통파 투수  노모 히데오는 2003년 그토록 빼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일까?

사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컨트롤이다. 패스트볼의 평속이 140km 전후에 그치더라도 정교한 컨트롤만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타자에게 위협적인 패스트볼을 구사할 수 있다.
이 컨트롤의 기본은 역시 흐트러짐 없는 안정된 투구자세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심콘트롤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즉 실밥을 관리하는 기술이다. 야구공은 실밥이 존재하기때문에 다양한 변화구가 가능한 것이지만 또 불규칙한 공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실밥의 존재가 컨트롤을 어렵게 한다.
일본에서는 역구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순수한 백스핀의 포심패스트볼을 의도하여 던졌을 경우 의도하지 않은 횡회전이 걸리면서 타자가 치기쉬운 코스로 공이 들어가는 것을 일컫는 표현이다.

노모 히데오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오버스로 투수로 순수한 백스핀의 포심패스트볼을 구사하는데 있어서 매우 뛰어났다.
반면 카와카미 켄신은 백스핀 이외에도 다른 횡회전이 많이 걸리는 패스트볼의 구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본의 구 공식구에 비해 의도하지 않은 횡회전이 걸리기 쉬운 메이저리그 공식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소위 역구가 발생하는 케이스가 크게 늘어났던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시절 카와카미 켄신이 정상급 투수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컨트롤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평속이 느린 편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탈일본급의 강속구를 자랑하던 투수 또한 아니었다.

투수의 기본은 역시 패스트볼이다. 패스트볼에 위력이 없다면 아무리 위력적인 변화구를 많이 가지고 있다해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어렵다. 대개의 투수에게 역시 가장 많은 구사비율을 가진 구종은 패스트볼이기때문이다.
또 투수가 훌륭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컨트롤이다.
이 둘을 결합시키면 패스트볼의 컨트롤이 훌륭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라는 것이 된다.

카와카미 켄신은 질좋은 다양한 변화구를 가지고 있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패스트볼의 컨트롤이 일본시절처럼 되지 않으면서 그렇게 망가지고 만 것이다.

올시즌 일본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이적이 확정된 투수는 와다 츠요시, 그리고 대만출신의 첸 웨인이 있다.
이들 두 투수들은 모두 메이저리그 공식구와 비슷하게 실밥이 제작된 새로운 일본리그의 공식구 통일구를 경험하였다라는 공통점이 있다.
믈론 새롭게 도입된 통일구가 저반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었기때문에 일본리그는 사상유래없는 투고타저 현상이 발생한 터라, 일본리그의 타자들보다 레벨이 높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일본에서와 같은 성적을 거둘 수는 없다.
타자의 수준차이만을 고려해도 개인적으로는 방어율이 1점정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실밥이 메이저리그 공식구와 유사하게 제작된 통일구 사용 원년, 와다와 첸 웨인의 적응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라는 것이다.
와다는 2010년 3.14의 방어율이었지만 올해는 1.51이라는 경이적인 방어율을 기록했다.
반면 첸 웨인은 2010년 2.87의 방어율을 기록했는데 올해의 방어율은 2.68로 그다지 투고타저 현상의 수혜를 크게 받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공식구의 변경으로 인한 심콘트롤 불안에 그가 노출되었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메이저리그 공식구에 대한 궁합이랄까, 적응능력을 생각해보면 와다 츠요시쪽이 첸 웨인보다는 우위에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 두 투수는 내년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즈 선발진의 중축을 이루어 팀의 재건에 힘을 보태야만 하는 상황이다.
개인적인 이 두 투수에 대한 기상도는 와다 맑음. 첸 웨인 흐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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