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기대치를 통해 해석해본 이치로 무용론.

 

세이버 메트릭스에서 말하는 득점기대치란, 아웃카운트별 주자상황에 따라 그 이후 이닝이 종료될때까지 기대되는 득점을 말하는데, 이는 다루는 데이터상에서의 1이닝 평균득점이다.

예를들어, 2002년 메이저리그 1이닝당 평균득점은 0.511이었으므로, 이닝이 시작되는 시점에서의 득점기대치는 0.511이 된다.

그이후 아웃카운트와 주자상황의 변동에 따라 이 값은 작아지거나 커지거나 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제로가 된다.

쓰리아웃이 되고 이닝이 종료되면 더이상의 공격기회도 없다. 따라서 기대햘 수 있는 득점기대치도 제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선수가 타격을 하여 아웃카운트와 주자상황을 변동시키게 되면 그에 따라 득점기대치도 변동한다.

예를 들어 노아웃 주자없는 상황에서 아웃을 당했다면, 득점기대치는 0.511에서 0.272로 감소한다.

노아웃 주자없는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소비한 타격은 팀의 득점에 손해를 끼진 행위인데, 이 행위의 마이너스 요인을 득점기대치의 개념을 이용해 수치화하면

0.511-0.272=0.239점이다. 팀의 득점기대치를 0.239점을 낮추는 공격에서의 해악을 끼친 것이다.

반대로 노아웃 주자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치고 1루에 출루한 타격의 경우, 0.511의 득점기대치를 0.896으로 올려놓는다.

아웃카운트를 소모하지 않고 1루에 주자로 나간 타격행위는 팀의 득점에 유리한 공헌을 한 것인데, 이 공헌도는 0.896-0.511=0.385가 된다.


그런데, 득점기대치의 감소는 반드시 아웃이 되었을 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타점을 올렸을 때에도 발생한다.

팀에 득점을 가져다 주었으나, 그대신 루상의 주자를 줄이고, 주자의 진루상황을 후퇴시키기 때문이다.

무사에서 만루홈런이 터진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홈런으로 인해 주자상황은 만루상황에서 주자없는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득점기대치의 개념으로 보면, 향후 팀이 기대할 수 있는 이닝종료시의 득점은 만루상황의

2.332점을 0.511점으로 감소시킨 것이다.

이 만루홈런을 친 타자의 공헌도는 그의 타점 4에서 득점기대치의 감소분을 더한 값이 될 것이다.

계산해보면, 4+(0.511-2.332)=2.179란 수치가 나온다.

이닝당 평균득점을 0.511이라고 보았을 때, 무사 만루홈런의 가치는 2.179점이 되는 것이다.

물론 타점을 올렸다고 해서 득점기대치가 감소하는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자 2루상황에서 1타점 3루타를 친 경우는 득점기대치도 증가한 경우고, 주자 2루상황에서 1타점 2루타를 친 경우는 득점기대치의 증감분이 제로가 되는 경우다.

우리가 흔히 중거리타자라고 부르는 타자의 유형은 이처럼 타점을 올리면서도 득점기대치의 감소도 크지 않은 타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 테이블세터들의 경우에 많은 교타자들은 타점은 적으나 득점기대치의 증가분이 큰 스타일이다.


타점과 득점기대치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 반비례의 관계를 갖는다.

지금 당장 많은 주자를 불러들여 많은 타점을 올리게 되면 그 이후 기대할 수 있는 득점수준은 감소한다. 반면 타점을 올리지 못한 안타는 지금 당장 팀에 득점을 안겨다주지 못하지만, 향후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의 수준을 높혀준다.


이런 관계의 정도는 평균득점의 수준이 어떻게 되느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만일 본문에서 사용한 2002년도 메이저리그 평균득점보다 낮은 시즌의 데이터를 활용하게 되면, 득점기대치 자체가 낮기 때문에 타점이 되는 안타의 경우, 그 가치가 올라간다.

주자수의 감소, 주자진루상황의 후퇴로 인해 발생하는 득점기대치의 감소폭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더 높다면, 득점기대치의 감소폭이 커지므로, 그 안타의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경제에서의 가격결정 메카니즘처럼 타점이 흔해진다면, 타점의 가치는 하락할 것이고, 타점이 귀해진다면 타점의 가치는 올라가는 것이다.


그럼 타점이 되지 못하고, 득점기대치만을 증가시킨 안타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평균득점의 수준이 높다면, 그 이후 기대할 수 있는 득점수준이 높아지므로 자연히 가치는 올라간다.

반면 평균득점의 수준이 낮다면 그 이후 기대할 수 있는 득점수준이 낮아지므로 자연히 그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타점이 되는 안타의 경우와 득점기대치만을 증가시키는 안타의 경우도, 반비례의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치로처럼 타점보단 득점기대치의 증가에서 기여가 높은 타자일수록 시애틀처럼 팀 평균 득점수준이 낮은 팀에 뛸 때, 그 안타 가치의 하락은 피할 수 없다.

반면 타점을 많이 올리는 안타의 비중이 높은 장거리 타자일수록 그 안타의 가치는 올라간다.

이치로와 같은 타자는 팀의 득점수준이 높은 팀일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는 타입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장타를 통해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탁월한 타자일수록, 팀 득점수준이 낮은 팀에서 뛸때 그 가치가 올라간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가해졌던 이치로의 팀 기여도에 비한 비판은, 그의 타격특성과 팀의 공격수준에 기인한 면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치로와 같은 타자는 팀득점수준이 높은 팀일수록 그 안타의 가치가 올라간다.

지금 시애틀에 정말 필요한 유형의 타자는 같은 일본인 타자중에 찾아본다면, 마츠이 히데키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마츠이는 타점이 기대되는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타점지향형 타자이기때문이다.

이런 타자일수록 팀득점수준이 낮은 팀에서 뛸때 그 안타의 가치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덧글

  • 얼핏보기엔 2010/02/07 15:16 # 삭제 답글

    그럴듯하지만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을해보아도 타점을 올린 안타의가치가 득점기대치를 줄였다는이유로 가치하락이 발생한다는것은 납득하기어렵네요 팀평균득점이 낮은팀이라는거자체가 그만큼 중심타선이 허약하다는것을 방증하는것이고 그런팀일수록 타점올리기쉬운 장거리타자가 더 절실하지않을까요?
  • wizard 2010/02/12 22:50 # 삭제

    그건 상식이 아니라 선입견입니다. 타점에만 익숙해져있다보니, 득점기대치를 기준으로 생각해볼 때, 타점이 미치는 마이너스 요소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겁니다. 그러나 사실 득점기대치란 개념이 등장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타점으로 주자를 대거 불러들이면 후속공격에서의 득점수준이 떨어진다라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에 통했습니다. 간혹 야구중계를 보다보면, 홈런으로 점수를 내준 투수에게 이제 루상의 주자가 없으니 홀가분하게 던져야 한다라는 식의 코멘트를 듣게 됩니다. 이런 말들도 득점기대치의 개념을 다소 막연하게나마 나타내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팀평균득점이 낮은 팀이라는 것 자체가 그만큼 중심타선이 허약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란 말은 일부의 사실은 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설명할 순 없겠죠. 이는 중심타선만의 역할을 강조하는 편협성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 본문에서 팀평균득점이 낮은 팀일수록 장타자의 안타의 가치가 올라간다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득점기대치이 개념에서 볼때, 타점을 통해 주자를 불러들였을 경우의 득점기대치의 하락이 적어진다라고 말했습니다.
    님도 저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저의 설명이 좀더 중립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습니까?
  • 그것은아닙니다. 2010/02/12 23:21 # 삭제 답글

    타점을올린안타와 득점기대치를 높이고 타점을 올리지못한 안타의경우 전자는 현실화가 이루어진 상황이고 후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모르는상황에서 기대치만 올려진것일뿐입니다. 말씀처럼 득점기대치란것은 고려해야하는것이고 그렇기때문에 타점을 올리지못한안타라고해서 마냥 폄하될순없겠지만 그점을 감안하더라도 타점을올린안타보다는 그가치가 적을수밖에없는겁니다.
    주자1루에서 2루타를쳐서 타점을 올린안타와 단타로 1,2루를만드는상황에서 전자아닌 후자를 택하는 감독은 이세상에 존재하지않을것입니다.
  • wizard 2010/02/14 09:08 # 삭제

    일단 님은 타점과 득점기대치의 개념과 차이에 대해선 분명하게 인식하고 계시군요.
    그리고 이 두가지를 비교했을 때, 타점을 올린 안타가 기대치만을 올린 안타보다 가치가 있다라는 말씀인데요. 제 본문의 취지와는 다소 벗어나시는게, 전 서로간의 가치 비교에 대해서 쓴 것이 아니라, 이 두가지는 개념상 분명히 다르다라는 점에 대해서 쓴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 들어오는 득점을 말하는 타점을 올린 안타는 향후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을 낮추는 경향성이 있다라고 말한 것은 개념상의 차이를 보다 분명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언급한 것이지, 이 두가지의 가치를 비교하면서 타점을 올린 안타의 가치가 기대치를 올리는 안타보다 낮다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감독이 어느 쪽의 안타가 지금 더 팀에 도움이 되는가란 문제는 지금 들어오는 타점에 의한 득점과, 미래에 기대할 수 있는 득점, 이 양자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되는 것이겠죠.
    대량득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님이 예를 든, 2루타로 주자 한면을 바로 불러들이는 것보단, 일단 볼넷이라도 좋으니 주자를 불리는데 더 주안점을 둘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겁니다.
    2루타가 나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있습니까? 2루타가 좋긴 좋지만 그 확률이 낮습니다. 이런 2루타를 노리는 타격보다는 차라리 볼넷이라도 얻어서 무조건 나가겠다라는 식의 타격자세를 감독은 분명 주문할 것입니다.
    2루타를 쳐서 타점을 올린 안타를 주자 1,2루를 만드는 상황에서의 안타보다 감독은 선호할 것이다? 물론 선호하겠죠. 그러나 이것은 그런 결과가 나왔을 떄의 것이고 아직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감독은 2루타를 노리는 장타지향의 타격을 요구하긴 힘들거란 겁니다.
    이치로와 같은 타자는 방어적인 타격으로 일단 안타를 치고 나가는 타격을 주로 하는 타자인데, 나중의 결과를 통해 보면 참 안타의 가치가 떨어진다라고 할지 모르지만, 안타를 치게 될것지, 아웃이 될 것인지, 불확실한 경기중 현재진행형의 시점에선 결코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중심타선을 뒤에 두고 있는 테이블세터로서 찬스를 제공해야 한다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요.
    타점을 올리는 장타가 불확실한 기대치를 늘리는 안타보단 낫다는 생각이신데, 그럼 그 장타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셨습니까?

    득점기대치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으므로 불확실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물론 맞습니다.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득점기대치란 것이 평균값임을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몇점이 날지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장기간의 데이터를 통해 평균적으로 몇점이 들어온다는 것은 증명이 되어있습니다.
    득점기대치는 평균득점이므로, 이보다 적은 점수가 실제로 나올 수도 있지만, 기대치보다 더 큰 점수도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대량득점이 필요할 때, 주자를 모으는데 주력하는 것은 평균득점인 기대치 이상의 득점을 기대하는 부분도 있죠. 대량득점의 기본은 일단 주자를 모으는 것인데, 이것이 곧 타점보단 기대치의 상승에 주력하는 공격형태입니다.
    님처럼 득점기대치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생각방법이라면, 번트를 선호하는 즉 득점확률을 중시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향후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의 수준이 낮아져, 대량득점의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확실하게 한 점을 얻고 싶다라는 생각말이죠.
    물론 님이 예를 든, 2루타로 1루주자를 불러들인 경우와 번트를 사용한 경우가 같은 것은 아니지만, 득점확률을 중시하는 듯한 태도가 님에게 보이긴 합니다.
    팀이 크게 뒤지고 있는 주자 3루상황에서, 님은 1타점 단타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볼넷으로 1,3루를 만드는 것을 원하십니까?
  • 가만히보니까 2010/02/18 23:58 # 삭제 답글

    님은 타격이 종료된시점에서의 득점과 잔여득점기대치를분리해서 평가를 하고계시네요 기본전제가 잘못되보입니다.
  • wizard 2010/02/19 22:59 # 삭제 답글

    타점과 득점기대치는 근본적인 개념부터 다르다라는 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물론 한 선수의 타격결과를 놓고 득점에 대한 기여도를 판단할땐, 타점과 득점기대치의 합을 활용해야 겠죠.
    그런데, 이것은 타격전의 상황을 잘 설명할지 못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의사구입니다. 고의사구는 타자와의 승부이전에 투수가 타자의 진루를 100%허용하는 행위입니다. 원래 투수는 타자와 상대할때 대략 적어도 60%정도는 아웃시킬 확률을 가지는 것인데, 그 아웃시킬 확률 40%를 투수가 포기하는 것이 고의사구의 성격입니다.
    이 점을 생각하면 타격이 이루어지기전과 타격이 이루어진 이후가 엄밀히 구별되어야 함을 알 수 있으시겠죠?
    타점과 득점기대치는 일단 그 시점자체가 다릅니다.
    따라서 따로 구분하여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득점기대치라고 해놓고 타점과 미래에 기대되는 득점수준을 합한 값을 의미해버리면 분명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죠.
    일단 엄밀하게 그 의미는 확실하게 해두고 싶었습니다.
  • 이거 2010/03/21 08:19 # 삭제

    한참지나서 달까말까 망설이다가 생각나서 들어온김에 답니다. 저라면 크게뒤지고있더라도 일단 점수가 들어오는 안타를 원합니다. 아웃카운트의 소진으로 득점이 된게 아닌다음에야 현실화된 득점이 기대치보다 100만배 가치가 더 있다고 저는 확고부동하게 생각하구요 선수의 기여도를 판단할떄 타점과 득점기대치를 합해야한다고 하시면서 또 애매하게 말씀을 하시네요
  • 득점기대치와 타점은 2010/03/21 08:20 # 삭제 답글

    구분될 하등의 이유가없는것입니다. 그선수의 기여도를 측정하는데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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