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파이어볼러 아닌 파이어 볼러 와다 츠요시.

어제 있었던 소프트뱅크와 롯데의 경기는, 말 그대로 와다 츠요시를 위한 경기였다.

9이닝 4피안타 15탈삼진 1실점..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닥터 k중 하나인 와다 츠요시가 완벽하게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와다 츠요시는 내가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매력을 느끼고 좋아하는 투수다.

그가 나를 사로잡은 것은, 어떻게 저런 형편없는 구속의 직구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토록 많은 삼진을 양산해낼 수 있는가란 점이었다.

일반적으로 삼진을 많이 잡아내는 투수는 불 같은 강속구를 자랑하는 파이어 볼러가 아닌가?

그러나 와다의 직구 구속은 대부분이 130km대에서 형성된다.

그럼에도 이 느린 와다의 직구에 타자들은 뱃이 늦어 헛스윙하기 일쑤다.

 

일본에서도 신통치 않은 직구로 타자의 헛스윙을 연발시키는 와다는 대단한 화제를 몰고 왔었고, 그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를 종합해보면 대략 3가지의 이유때문이다.

 

첫째, 살아있는 강력한 백스핀.

와다는 볼에 거는 백스핀이 대단하여, 그의 직구는 타자의 손목부근에서 타자에게 점점 더 빨라지며 떠오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타자는 뱃이 늦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와다는 릴리스 포인트를 극단적으로 타자와 가까운 위치까지 늦추는 투수로, 공의 비행거리를 단축시킨다. 따라서 체감스피드는 구속이상이다.

 

셋째, 와다는 릴리스 포인트를 최대한 숨기고 끌고 나온 후, 빠른 스윙으로 릴리스를 해버린다.

타자는 와다의 릴리스 포인트를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적은 상황에서 배팅의 시동 타이밍이 늦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뱃이 늦게 된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와다 츠요시가 거둬온 닥터 k로서의 성공은, 야구에서의 고정관념 하나를 폐기처분시킨 혁명과 같은 것이었다고..

우람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km 이상의 강속구 투수만이 닥터k의 전형적인 이미지였는데, 와다는 이것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이다.

와다는 140km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속의 직구로도, 앞서 설명한 기술적인 부분들을 완벽하게 구사함으로써 일본리그에서 독보적인 삼진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그는 파워피쳐가 아니지만, 파워피쳐의 전유물이었던 삼진을 대량양산해낸, 연투파 투수다.

 

와다 츠요시 모델은, 일본프로야구에서 상당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의 코치진들은 콘트롤이 잡히지 않아 성장을 못하는 강속구 투수들을 지도할 때, 와다 츠요시 모델을 많이 참조한다.

즉 테이크 백을 줄인 간결한 투구폼으로 바꿈으로 구속을 줄이는 대신 콘트롤을 잡고, 구속의 위력은 앞서 설명한 와다의 비결 3가지를 습득시키는 것이다.

 

와다와 같은 스타일로 자기개조를 한 투수로 대표적인 경우는 역시 우에하라 코오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 시절, 메이저리그에서도 눈독을 들일만큼의 파이어볼러였던 우에하라 코오지는 투구폼 개조를 하면서 구속은 크게 감소하였지만, 대신 백스핀이 살아있는 직구와 포크볼의 컴비네이션을 축으로 섬세한 콘트롤을 자랑하는 투수가 되었다.

 

이처럼 와다 모델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프로무대는 1차적으로 콘트롤이 안정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힘든데, 콘트롤을 잡기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구속저하를 각오하고 투구동작을 간결하게 하는 것이다. 이 감소된 구속저하를 상쇄하기 위한 구위증진책이 와다모델이었다.

 

, 일본의 선발투수는 기본적으로 완투를 목표로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체력안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전력투구가 아니고서도 직구의 구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와다모델은 큰 환영을 받았다.

또 빠른 공을 던짐으로써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덜 수 있으므로 부상방지와 선수생명의 지속에도 효과적이었다.

 

최근 와다 츠요시는 완연한 하락세에 있었다. 부상까지 그를 괴롭히면서 최근 2년간 두자릿수 승수 달성에 실패하고 만 것이다.

올 시즌은 이런 와다 츠요시가 다시 예전의 그 강력했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와다는 롯데 전을 통해서 그 부활의 가능성을 알렸다.

될 수 있는대로 그가 오랫동안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마운드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그는 미국과는 다른, 일본의 기술야구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닥터 k이기 때문이다.

 


덧글

  • wizard 2010/04/09 17:34 # 답글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과 접하다보니, 이 블로그의 개설취지를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다시 한번 강조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블로그는 리그간의 수준에 대해 누가 낫느니, 누가 못하느니 이런 문제를 따지려고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에는 제가 관심이 없고 스타일이 다른 일본야구와 미국야구의 특징을 심층적으로 탐구해보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보면, 메이저리그 우월론론에 심취해 있는 분들이 마치 범접하기조차 힘든 저 높은 곳에 있는 메이저리그의 위신을 추락시키려고 한다라는 생각에서 공격적인 대응을 하시는 것 같은데 이런 태도는 사절입니다.
    늘 이런 수직적인 관계에 놓고 모든 것을 보려하는 시각자체가 싫다는 겁니다.
    그런 시각은 아무런 재미가 없으며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화두의 출현자체를 막는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 모 페기처분까지는 2010/04/09 21:40 # 삭제 답글

    아니죠. 매덕스도 그다지 빠르지않은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삼진순위 매년 10위안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봤을때 파이어볼러들이 어느리그던 탈삼진에서 그랭킹에 들어가있는경우가 대부분인것은 분명한 팩트입니다. 예전 구대성도 일본에서뛸때 와다랑 비슷한스탈(공을숨기고나오는)로 일본프로야구탈삼진2위도하고그랬죠.
    그러나 느린볼로서 많은삼진을 잡는스탈의 투수가 그렇게 쉽게 자주나오는것은아니고 전반적으로봤을때 삼진을 많이잡는투수들보면 그리그에서 볼이빠른편에 속하는투수들인건 사실이죠
  • 님이 반발을사는이유 2010/04/09 21:47 # 삭제 답글

    예외적인 경우를 들어 전체를 항상부정하실려고하는 그태도때문에 다음에서도 그렇고 엠팍에서도 그렇고 이블로그에서도 그렇고 그닥 좋은평가를 못들으시는겁니다
  • 그리고 2010/04/09 22:00 # 삭제 답글

    왜 은근히 왜곡을 하십니까?? 다카하시의 구속도 90마일이상이 찍힌 구속만 쏙빼서 언급하시고 버젓치 표에 82마일,80마일직구도있는데 언급도안하시고 다음타자상대할때는 모조리 80마일중후반의구속이었는데 전혀 언급안하시고 딸랑 2개 90마일대찍힌거만 언급하시고 이러니 좋은소리를들으실수있겠습니까??
    솔직히 다카하시 구속보면 불펜인거 감안하면 오히려 줄어든느낌까지 드는데요
  • wizard 2010/04/10 13:32 # 삭제

    80마일 81마일은 패스트볼이 아니라 체인지업이예요. 구종이 잘못 표시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Grard 2010/04/09 23:18 # 답글

    400승 투수 카네다 마사이치가 방송에 나와서 와다를 칭찬하며 했던 얘기가 생각나네요. 타자의 리듬과 투수의 리듬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투수는 얻어맞게 되는데, 와다는 1-2-3이라는 투타의 일반적인 리듬 대신 1-2-잠깐 쉬고-3로 던질 줄 아는 투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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