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진화하고 있는 요한 산타나.

미네소타시절의 요한 산타나를 기억하고 있는 팬이라면, 지난 해와 올해의 요한 산타나의 모습을 보면 마치 한물간 투수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

여전히 요한 산타나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수준급의 선발투수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과거의 그가 워낙 위력적이었기 때문에 느껴지는 감정이다.

 

2004년 요한 산타나가 20승을 거두었던 시절, 그는 경기당 평균 두자릿수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는 놀라운 삼진능력을 가진 투수였다.

9이닝 평균 삼진율은 무려 10.46

이 시즌에는 운이 크게 작용하는 지표라고 하는 BABIP가 2할5푼9리에 불과했으니, 최고의 시즌을 보내지 않은 게 더 이상할 정도였을 것이다.

 

최근 보여지고 있는 요한 산타나의 하락세와 맞물려 주목되는 지표는 요한 산타나의 삼진율이 아닐까 한다.

요한 산타나는 9이닝당 삼진수가 꾸준히 9개이상을 기록해오던 투수였는데, 2008년을 기점으로 7개대로 뚝 떨어졌다.

삼진율이 좋지 않은 투수는 장기간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라는 빌 제임스이론을 차용하면, 요한 산타나의 하락세는 이미 2008년도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 2008년 시즌에 기록한 방어율이 요한 산타나의 역대시즌중에서 가장 좋았다라는 점이다.

그 비결은 9이닝당 피홈런수가 0.88개로, 그의 역대 시즌중 가장 낮았다는데 있었다.

 

만일 요한 산타나가 2008년 시즌처럼 삼진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더하더라도, 피홈런숫자를 잘 억제할 수 있었다면 그 이전과 비교해서 크게 다를 바없는 신뢰성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2009년의 요한 산타나는 삼진율이 떨어진 상태에서 피홈런율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버렸고, 성적의 하락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2010년 시즌에 들어서도, 아직까지는 뚜렷한 반전이 보여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는, 과거와 같은 위력을 가진 요한 산타나를 보기는 힘들어진걸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인 것 같다. 왜냐하면 요한 산타나는 나름대로 발전적인 변신을 꾀해오고 있다는 것이 주목을 끌기 때문이다.

과거 요한 산타나는 포심패스트볼과 명품 체인지업을 축으로 피칭을 하던 투수였다.

그러나 2009년부터 요한 산타나는 그동안 전혀 던지지 않았던 새로운 구질 하나를 추가한다.

바로 투심패스트볼이다. 그리고 그 구사비율도 상당히 높다.

2009년에는 15.6%였고, 올해에도 투심패스트볼은 16.5%를 차지하는 요긴한 레퍼토리다.

 

사실 이런 변신의 시작은 2008년도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바로 삼진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

2008년 요한 산타나의 포심패스트볼의 버티컬 무브먼트는 9.1인치로 다른 시즌에 비하면 현저히 낮았다.

이는 요한 산타나가 순수한 백스핀의 포심패스트볼에 더해, 싱킹성 포심패스트볼의 구사를 시도했던 것의 결과로 생각된다.

2009년에 들어 요한 산타나의 포심패스트볼의 버티컬 무브먼트는 10.9인치로 회복되는데, 바로 투심패스트볼을 던지기 시작한 것과 맞물린다.

2008년도에 포심그립으로 싱킹패스트볼을 시도해봤던 요한 산타나가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로 뚜렷하게 이원화하여 패스트볼을 구사하게 되면서 생긴 결과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눈에 보여지는 지표나 성적과는 별개로, 요한 산타나의 투구술은 한차원 발전된 것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포심과 체인지업의 콤비네이션으로 대표되는 삼진양산지향의 기존 투구술에 투심패스트볼을 통한 맞춰잡는 투구술도 함께 장착하게 된 것이다.

투심패스트볼의 장착이 의도대로 결과를 낳는다면, 요한 산타나는 수준급의 삼진능력과 낮은 피홈런율을 통해 과거보다 더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기초체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투심패스트볼은 포심패스트볼보다 제구가 더 힘든 구종으로, 새롭게 장착을 시도하는 투수가 손쉽게 안정적인 제구수수준에 이르기는 어렵다.

이는 올시즌, 요한 산타나처럼 투심패스트볼을 새롭게 장착하여 실전에 사용하고 있는 카와카미 켄신이 개막후 6연패를 당하며 고전하고 있는 것을 보고 더욱더 실감하게 된 것이다.

 

요한 산타나는,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는 그의 구속이 상징하듯이, 무기력하게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투수가 아니다.

구속이 그렇게 절대적인 것도 아니며, 현재 그가 보여주고 있는 구속수준만 해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그런 피지컬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다.

새롭게 장착한 투심패스트볼을 보다 자유자재로 마음먹은대로 던질 수 있는 기술의 문제란 것이다.

 

적어도 우리는 2011년쯤에는, 오히려 과거보다 더 위력적인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덧글

  • 김현 2010/05/10 23:25 # 답글

    김형준 기자가 말했듯, 7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주는 투수에서 6이닝을 무난하게 막아주는 투수가 되는 느낌... 이죠. 개인적으로 팬이라 롱런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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