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압도적인 선발투수 이와쿠마 히사시

메이저리그 올시즌, 일본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써 메이절그에 입성한 다르비슈 유우와 첸 웨인이 화제가 되는 동안 또다른 일본리그의 주요 선발투수였던 이와쿠마 히사시는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되지 못하고 꽤나 긴 시간동안 롱릴리프로 뛸 수 밖에 없었던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와쿠마 히사시는 7월달에 드디어 선발 로테이션가담에 성공하더니 8울들어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마리너즈의 안정적인 선발 투수로서 그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이와쿠마 히사시는 일본리그에서 2008년시즌 1.87이라는 경이적인 방어율을 기록하며 사와무라상을 수사한 적이 있다.
이 당시는 아직 고반발력의 일본공식구가 사용되던 시절임을 감안하면 이 시즌에 거둔 이와쿠마의 성적은 정말 눈부신 바가 크다.
그런데 이와쿠마가 당시 일본리그를 정복했다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만큼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뛰어난 그라운드 볼 유도능력때문이었다.

일본리그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아직도 순수한 백스핀이 걸린 포심패스트볼을 절대선으로 보는 풍조가 매우 강하다.
따라서 버티컬 무브먼트가 뛰어난 포심패스트볼로 헛스윙이나 내야플라이를 잘 유도해내는 정통파 투수가 각광을 받는 분위기인데 이와쿠마는 이에는 아랑곳없는 다소 이질적인 스타일의 투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제 일반화된 용어지만 소위 싱킹패스트볼로 타자의 뱃 밑부분을 맞춰 내야땅볼을 유도해내어 타자를 범타로 처리해내는 스타일이었다.
게다가 이와쿠마는 단순히 싱킹패스트볼로 타자를 맞춰잡는데에만 투구의 축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포크볼을 이용하여 상당수의 삼진까지 잡아낼 수 있는 그런 투수였다.

이와쿠마의 이런 특징은 메이저리그에서 상위급의 선발투수로써 활약할 수 있는 기본적인 형태와 매우 일치한다.
장기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써 군림하고 있는 할러데이를 보자.
이 투수는 포심의 버티컬 무브먼트가 평균적인 선발투수에 비해 매우 낮은, 소위 싱킹 패스트볼로 내야땅볼을 많이 유도해내는 투구술을 투구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게다가 낙차큰 커브를 이용하여 결코 적지 않은 삼진수도 기록할 수 있는 투구의 폭을 갖춘 투수로서 유명하다.
이와쿠마 히사시의 투구술은 사실 로이 할러데이와 매우 유사한 형태였던 것이다.

시즌 초반 이와쿠마는 공식구의 변경에 따른 적응도의 문제에 의해 손에서 빠진 포심패스트볼이 연발되면서 자신의 투구가 가능하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익숙해지면서 내야땅볼을 유도해낸다라는 포심패스트볼의 구사에 있어서의 투구컨셉이 자신의 이상대로 실현되면서 포심의 질은 급속하게 개선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최근의 호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일본리그 투수들의 퍼포먼스를 보면, 포심패스트볼의 상하 무브먼트에서 평균에 비해 특별한 점을 가지지 못한 투수는 예외없이 고전했다.
무브먼트로 타자에게 공략의 어려움을 강제하지 못하는 투수일수록 공식구의 변경으로 인한 제구력의 난조를 극복하기 힘들었기때문이다.

메이저리그의 미끄러운 공식구의 재질은 포심패스트볼의 실투를 불러일으키는 큰 요인인데, 실투라고 하는 것이 다름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역회전이 걸려버리는 것이다.
보통 투수들은 타자들이 가장 치기 힘들어하는 로우하이를 공략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투수의 경우 의도하지 않은 역회전이 걸려버리면 애초에 외각을 노려 던진 포심이 치기쉬운 한가운데 부근으로 들어가 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실투로 인해 장타를 얻어맞게 되다보면 자연히 보다 외각으로 볼을 빼려고 하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볼넷이 증가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다르비슈 유우는 가장 대표적인 이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그라운드 볼을 잘 유도해내는 투수의 범주로 들어간다. 그러나 포심패스트볼의 버티컬 무브먼트는 리그 평균과 비교해서 크게 다를바가 없다.
무엇보다도 컨트롤이 중요한 투수란 이야기다. 그가 일본시절에도 또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라운드 볼의 비중이 높은 투수인 것은 로우하이를 공략하는 투수이기때문인 것인데, 메이저리그에 와서는 그 컨트롤이 공식구의 차이로 인해 크게 나빠짐으로 인해  보다 세밀한 감각으로 컨트롤을 해야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그러다보니  볼넷이 증가하는 필연적인 나쁜 상황에 빠져들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와쿠마는 일본시절부터 포심의 버티컬 무브먼트가 두드러지게 낮은 소위 싱킹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압도적인 그라운드볼 투수였다.
그렇기에 피홈런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타입의 투수다. 그러므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파워가 대단하다 하더라도 피홈런에 대한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
시즌 초반 다소 제구난으로 고전했지만 규칙적인 조정이 가능한 선발투수로 돌아선 이후에는 본래의 그라운드볼을 유도해내는 자신의 투구컨셉이 뚜렷하게 발휘되자 홈런공포증에 의한 멘탈적인 요인으로 제구가 불안해지는 일 없이 성적을 급상승시키는데 성공했다.
7월 20일이후 8경기에서의 이와쿠마 히사시의 방어율은 불과 2.01에 불과하다.

이전의 글에도 여러번 밝힌바 있지만 일본투수들의 구속수준은 메이저리그에 비해 열세이기때문에 일본시절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린 투수라 할지라도 사실 콘트롤과 무브먼트가 가지는 경쟁력이 컸던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본리그에서 성공한 투수중  무브먼트가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투수일수록 컨트롤의 비중에 컸던 것인데, 메이저리그에 오면 공식구와 마운드의 차이로 인한 제구수준의 하락은 더욱더 크게 작용하고 이것이 적응문제에서 멘탈적인 문제로까지 발전하여 제구난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프로세스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무브먼트가 뛰어난 투수들은 제구문제의 직격탄을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고 더욱더 그러한 투수는 이와쿠마 히사시처럼 싱킹패스트볼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은 그라운드볼을 유도해내는데 능한 투수이므로 피홈런이 적은 타입이고 따라서 메이저리거 타자들의 파워에 의한 홈런공포증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며 따라서 멘탈의 문제로 인한 제구난 역시 피할 수 있기때문이다.

마츠자카와 쿠로다가 메이저리그에서 보인 궤적이 상이했던 것도 다 이때문이었다.
마츠자카의 무브먼트는 평범했으나 쿠로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싱킹패스트볼을 크게 인정받은 투수다. 그런데 이런 쿠로다보다도 이와쿠마야말로 싱킹패스트볼의 명수다. 거기다 명품 포크볼로 삼진까지 뺏어낼 수 있는 투수로 이미 시애틀 역사상 한경기 신인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운바 있다.

올시즌 이와쿠마는 스프링캠프에서의 부진탓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것이 좌절되었고 롱릴리프로 뛰면서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애초부터 어깨가 늦게 풀리는 스타일로 긴급등판이 많은 릴리프 투수는 그에게 맞지 않는 보직이었다.
하지만 일단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되자 자신이 가진 포텐셜을 마음껏 터트리고 있다.
현재 그의 방어율은 3.40이지만 이것은 그에게 맞지 않는 보직이었던 릴리프 투수로 등판했을 때의 방어율이 4.75에 머물렀기때문이다.
하지만 선발로 전환된 이후 방어율은 2.72이고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7월 20일 이후에는 2.01의 방어율에 불과하다.

이와쿠마는 내년 시즌이 더욱더 기대되는 투수다. 일각에서는 전성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이 아쉽다라는 이들도 있으나 본격적인 풀타임 선발투수로 나서게 될 내년시즌 이와쿠마 히사시는 역대 일본인 메이저리거 풀타임 선발투수의 방어율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으리란 전망을 하게 된다.




덧글

  • 그러게요 2012/09/03 06:41 # 삭제 답글

    시즌 초반 죽쑤더니 많이 좋아졌네요.

    지난해 처남 마누라 맛나게 드시고 도망치듯 일본에서 미국 건너와서 정신적으로 힘들었겠죠.

    뭐 내년시즌되면 분석되서 털리겠지만...........
  • 김민수 2012/09/04 14:30 # 삭제 답글

    저도 글 읽으면서 공감을 많이 하게되는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투수들 중에서 일본시절 강속구 투수로 날렸던 선수들 보다도 투심, 싱커를 통해 맞춰잡는 선수들이 더 성공하는것 같더라고요.. 구로다도 그렇고 이와쿠마도 그렇고..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