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가와의 피지컬이 왜 문제가 되야할까?

흔히들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는 피지컬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반면 독일의 분데스리가는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피지컬의 중요성이 덜하다라고도 이야기한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의 경기를 봐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기가 훨씬 신체접촉 플레이가 많고 강인하게 몸싸움을 하며 볼을 뺏고 뺏기는 장면이 많이 연출되기 떄문이다.

그러나 이것을 두고 마치 분데스리가의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의 선수들에 비해 피지컬이 약하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크나큰 오산이다.
이것은 월드컵에서 빛나는 금자탑을 쌓아온 독일대표팀의 장점중 하나가 강인한 피지컬이기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가 분데스리가에 비해 피지컬이 강해보이는 것은 잉글랜드 선수들이 독일 선수들에 비해 피지컬 대결을 선호하기 떄문인 반면 독일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보다 빠르게 패스를 하고 볼을 받기 위해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피지컬의 차이가 아니라 스타일의 차이인 것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프리미어리그의 몸과 몸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경기스타일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강인한 피지컬에 감탄할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보다 편히 볼을 받을 수 있는 선수에게 패스하지 못하는 시야의 좁음, 그리고 보다 편히 볼을 받을 수 있는 장소로 신속하게 이동하지 못하는 무브먼트의 문제, 그리고 동료와의 연계플레이에 중점을 둔 패싱플레이보단 개인의 힘으로 타개하려고 하는 우직함등으로도 비쳐질 수 있는 문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강국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두 아시아의 축구강국 선수들의 유럽무대 이적상황을 보면 판이하게 그 이적선이 갈리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선수들은 대개 프리미어리그로 향한다. 반면 일본선수들은 분데스리가로 집중된다.
이런 차이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

이는 잉글랜드와 독일의 축구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잉글랜드는 피지컬을 전면에 내세우는 축구가 선호되는 반면 독일은 엄격한 규율과 동료간의 연계플레이가 강조된다.
따라서 신체접촉플레이에 있어서 투쟁심이 넘치는 한국선수들은 잉글랜드로, 반면 신체접촉플레이보다는 연계플레이로 그런 상황자체를 만들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한 일본선수들은 분데스리가로 향한다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새롭게 입단한 카가와 신지에 대한 국내 축구팬들의 비판중 하나가 그의 피지컬의 부족함이었다.
과연 카가와가 피지컬이 중시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분데스리가에서와 같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물론 카가와는 절대 신체접촉플레이를 즐겨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대신 그는 빠른 볼처리와 볼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활발한 제3의 움직임을 중시하는 플레이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훌륭히 그런 신체접촉플레이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활약이 가능했다.
이것은 분데스리가 선수들의 피지컬이 약해서 가능했던 것이 아니라 피지컬 싸움을 피하는 축구스타일을 매우 훌륭하게 완성도 있게 해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카가와는 분데스리가 시절만큼의 임펙트있는 활약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그의 약한 피지컬 때문이 아니라 연계플레이에 의한 국면타개라는 공통된 컨셉을 동료들과 공유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아무리 가카와가 다음 플레이를 예측하여 빠르게 패스하고 스페이스로 이동하며 연계플레이를 노린다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 스타일로 패스를 받은 선수가 볼처리를 늦게 한다던가 하며 리듬을 꺠트리면 카가와는 그저 이지패스만 연발하는 그저 그런 선수로 비쳐질 공산도 있다.
부분적으로 볼때 임펙트 있는 활약이란 다소 무리가 있다라도 상대수비와 격렬한 접촉플레이를 하며 개인돌파에 성공했을 때니까 말이다.

그런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우 단순한 잉글랜드의 클럽이 아니다. 이 클럽은 유럽무대에서의 성공을 원하는 팀이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잉글랜드식의 피지컬 축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간 잉글랜드 대표팀이 뚜렷한 성적을 거둔 일이 없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지션 체인지없는 분업화된 축구,  피지컬에 의존하는 축구는 활발한 연계플레이, 포지션 체인지, 빠른 볼처리와  볼을 가지지 않은 선수의 좋은 스페이스로의 제 3의 움직임이 강조되는 축구에 쉽게 이기기 힘들다.
국내 리그도 마찬가지다. 중하위권팀이야 선수구성에서의 우월성으로 같은 피지컬 싸움을 전개하여 이길수도 있겠지만 우승을 다투는 경쟁팀들은 전혀 잉글랜드 축구와는 관계가 없는 스타일의 축구를 하고 있기때문이다.

카가와 신지는 피지컬 싸움에 적합하지 않은 선수이며, 또 이 선수 역시 이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피지컬 싸움을 벌이지 않고도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는 선수다.
그렇기에 맨유는 카가와가 필요했던 것이 아닌가? 리그 우승을 위해서도 유럽무대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도 전통적인 잉글랜드 축구와는 차별성을 가져야 하기때문이다.

따라서 카가와가 프리미어리그의 스타일과 다르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다라는 논점보단 프리미어리그 스타일과 정반대의 스타일인 그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맨체스터 유나이트드에 안겨줄 것인가 하는 것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만일 카가와가 실패한다면 그것은 그의 축구스타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근저속에 남아있는 전형적인 잉글랜드 축구의 형태를 개혁하지 못한 결과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카가와는 독일리그의 약한 피지컬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그 피지컬싸움을 피하는 축구에 능했기때문이며 그 중심에는 높은 연계플레이 능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카가와와 기존 맨유 멤버들간의 공통된 축구컨셉에 대한 의식의 공유, 그리고 거기에서 출발하는 연계플레이의 질의 정도는 단순히 카가와의 성패의 여부만이 아니라 맨유의 성패여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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