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가와 신지와 아자르의 비교

현대 세계축구는 그야말로 바르셀로나식 축구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래가  없던 메이저대회 3연패를 달성한 스페인 대표팀 역시 그 전술의 근간은 바르셀로나식 축구다. 바르셀로나 중원의 핵인 이니에스타와 사비가 곧 스페인 중원의 핵으로 경기의 흐름을 만들어나가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스페인 대표팀의 중축을 이루고 있다.

그럼 바르셀로나축구란 과연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바르셀로나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요한 크루이프 감독시절 이식된 토탈사커의 개념에 스페인 축구의 전통적인 면모인 다이렉트 플레이를 결합시킨 것이다.

자유롭게 포지션을 체인지하고 선수간 다이렉트 플레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형적으로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첫째 각 라인간의 폭이 좁아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상황에 맞게 포지션 체인지를 하고 커버하는 일들이 불가능할 것이다.
둘째 선수와 선수간의 간격이 좁아야 한다. 볼을 받은 선수 주변으로 서포트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지 않으면 다이렉트 플레이란 가능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러한 바르셀로나식 축구와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축구가 바로 아직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잉글랜드식 4-4-2다.
잉글랜드의 전통적인 4-4-2는 철저한 분업축구다.
측면으로 방향을 전환해주는 중앙미드필더, 측면을 돌파하여 크로스를 올리는 윙어, 크로스를 공중불로 따내거나 헤딩을 노리는 장신 포워드, 흐르는 볼을 빨리 주워 득점을 노리는 민첩한 포워드.
이렇게 명확하게 역할이 분담된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이지만 집요하게 많이 시도하면 확률적으로 몇번인가는 찬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라는 식의 축구다.
따라서 라인간의 간격도 넓고 선수간의 간격도 넓다. 조직적인 연계플레이가 없기때문에 포지션상의 매치업에서의 일대일 승부가 곧 전체 승부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축구에서 전술적인 우위는 대단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일대일 능력에서 뒤지더라도 팀으로서는 이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전술이기때문이다.
그런데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좋은 선수를 사들일 수 있는 자금적 여력이 없는 스몰구단들이 빅클럽을 이길 수 있는 여지가 적은 편이다. 왜냐하면 전술이 중요시되는 리그의 풍토가 아니기때문이다. 일대일의 능력이 더 중요시되는 전통적인 잉글랜드의 분업축구로 서로가 시종한다면 당연히 좋은 선수 구성을 가지고 있는 빅클럽이 이기기 마련이기때문이다.

분데스리가에서는 중소규모의 클럽인 도르트문트가 유럽내에서도 알아주는 빅클럽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을 모두 꺾고 더블을 차지했다. 바로 토탈사커+ 다이렉트플레이 라는, 바르셀로나 축구의 기본컨셉과도 같은 전술의 힘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이러한 반란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일어나기 힘들다. 그리고 그것을 더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은 팀을 전술적으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대륙의 감독들을 주로 고용하는 곳은 빅클럽이기때문이다. 돈없는 중소클럽일수록 더욱더 고집스럽게 전통적인 잉글랜드 축구를 구사하고 따라서 빅클럽에 대해 선수구성상의 열세, 또 전술상의 열세에까지 놓이고 마는 실정이다.

그런데 필자의 흥미를 끄는, 이제 막 2부리그에서 갓 올라온 한 팀이 있었다. 바로 사우스햄턴이다. 이 팀은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하고 3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리그 우승후보인 맨유와 맨시티에게 각각 2-3으로 패하는 놀라는 선전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보다도 이 팀이 구사한 전술적인 축구가 필자의 이목을 끌었다.

사우스햄턴은 전통적인 잉글랜드 축구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매우 세련된 축구를 하고 있었다. 빅클럽이 아닌 잉글랜드 클럽중에 이런 방식의 축구를 하고 있는 팀이 있다라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였다.
최전방부터 강한 하이프레스를 가하고 각 라인간의 간격을 좁힌 일사분란한 전형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또 공격시에도 각 선수간의 좋은 거리감을 유지하며 빠른 다이렉트 플레이로 상대문전을 위협했다.
사우스햄튼의 축구는 이탈리아의 명감독 카펠로나 히딩크감독이 자주 구사하는 하이프레스와 빠른 속공을 세트로 하는 전술에 맥을 닿고 있었다.

이러한 축구는 필연적으로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고 따라서 선수의 체력적 부담도 큰데,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경기후반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쉬운 역전패를  거듭했지만 사우스햄튼이 추구하는 축구는 매우 훌륭했고 전술의 힘으로 자금력에서 우세한 초호화멤버의 빅클럽을 잡는다라는 반란에 성공하는 중소클럽에 닮아있었다.

카가와 신지가 프리미어리그에 와서 가장 크게 고전했던 경기는 바로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였다. 라인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려 미드필드 공간을 지우고 존프레싱을 걸어오는 사우스햄튼을 상대로 카가와는 백패스와 횡패스의 횟수가 크게 늘면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했던 것은, 카가와 신지야말로 이처럼 전술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팀들이 구사하는 존프레싱에 대한 탈압박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극찬을 받았던 것이 카가와 신지였기때문이었다.
존프레싱이 무엇을 겨냥한 수비법인가? 바로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다. 존프레싱 개념의 창시자인 이탈리아의 아리고 사키감독도 이 전술을 고안한 이유가 당시 이탈리아를 평정하고 있던 디에고 마라도나를 잡기위한 것이었다고 말한적이 있다.

이같은 존프레싱을 부수는 해법은 결코 개인기가 뛰어난 공격수의 존재가 아니다. 이런 공격수를 잡기위해 만들어진 것이 존프레싱이니까 말이다. 연계와 조직으로 봉쇄해오는 수비에 대한 해법은 다이렉트플레이에 의한 연계플레이다.
카가와는 다이렉트플레이와 연계플레이에 능했고 스페이스를 찾아내는  능력과 또 그 스페이스를 찾기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점등이 높게 평가를 받아 탈압박에 능한 선수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카가와가 전술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축구를 보여주었던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부진했던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 사실은 그의 진가가 가장 발휘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런데 그전에 한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팀이 이같은 존프레싱에 대해서 다이렉트플레이와 연계플레이로 타개한다라는 의식이 공유되고 있어야한다. 만일 그랬다면 카가와신지는 그 누구보다도 이러한 존프레싱을 깨기위해 어떻게 동료들과 연계해야 하는가에 잘알고 또 영리하게 잘 플레이해내는 그의 탈압박능력이 빛을 발휘했을 것이다. 그러나 맨유는 이같은 공유의식이 없었다.

현재 첼시의 신전력인 아자르는 매경기 팀의 득점에 거의 관여하며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뛰어난 개인기가 빛을 발휘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프미미어리그 팀들은 전반적으로 선수구성은 좋아졌지만 전술적으로는 뒤져있다. 즉 연계플레이와 콤팩트한 라인유지를 통해 개인기 뛰어난 선수를 바보만드는 수비전술과의 조우를 피할 수 있다라는 장점이 있다. 잉글랜드는 조직과 전술보다는 피지컬, 개인의 일대일 능력이 더 강조되는 리그풍토이기때문이다.
하지만 유럽무대에 나가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프리미어리그에서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기는 힘들 것이다.
오히려 카가와 신지처럼 존프레싱에 대해 연계플레이를 통한 탈압박에 대해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더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덧글

  • 콜라콜라 2012/09/14 19:28 # 삭제 답글

    음 저는 말이죠 아자르는 개인능력이좋아서 드리블및 플레이메이킹까지 되는 선수고
    카가와는 그 능력까지는 안되는것같아요. 하지만 연계나 패싱력 공간움직임은 카가와가 더 좋아보여요.
    신체적인 능력차이가 아자르가 너무 좋아서 둘이비교하면 카가와가 많이 떨어져보이는...
    카가와도 어쩔수없는 과소평가받는 아시아인인것 같네요
  • 까까와 2012/09/27 08:34 # 삭제 답글

    카가와 굉장히 영리한 선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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