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팀들의 초공격성과 수비전술의 낙후성

슈팅스 21-5, 볼점유율 59 : 41이라는 압도적인 경기를 운영하면서도 프랑스는 일본에게 1-0으로 패하고 말았다.
2010년 월드컵에서 대실패를 맞본후 브랑감독체제하에서 23경기 무패기록을 달렸고 지난 유로대회 8강전에서 스페인에게 패하긴 했지만 이후 데샹이 신감독이 된이후에도 3경기 연속무패를 이어오는등 프랑스는  세간이 갖는 이미지와는 달리 최근 전적은 나쁘지 않았다. 그랬던 프랑스가 홈에서 친선경기지만 뼈아픈 일격을 당하고 만 것이다.

프랑스에게 패배를 안겨준 통한의 한골은 프랑스의 코너킥상황에서 흐른 볼을 일본의 콘노가 따내면서 시작되었다.
콘노는 무인지경의 중원을 독주한 끝에 오른쪽의 나가토모에게 패스했고 나카토모의 크로스를 카가와가 타이밍이 맞지 않아 중심이 앞으로 쏠려있던 상황에서도 쓰러지면서 절묘하게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뽑아냈다.

사실 코너킥 상황은 수비하는 입장에서 카운터를 전개하는데 매우 좋은 절호의 기회다.
상대선수가 대거 자신의 진영 페털티박스 안에 밀집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흐른 볼을 줍게 된다면 비교적 손쉽게 속공 가운터로 연결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또하나 이런 카운터 상황을 만드는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은 코너킥이 동료선수에게 연결되어 골로 연결되는 확률이라는게 그리 높지 않다라는 점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수비팀이 카운터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확률이 매우 높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많은 상대선수들이 자신의 위험지역에 대거 몰려있어 중반은 텅비어 있고 성공확률이 낮아 공격권을 빼앗아올 확률이 높은
코너킥은 위기이기도 하지만 또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코너킥의 성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즐겨 구사하는 공격전술, 측면 크로스를 중앙의 복수의 공격수들이 헤딩으로 연결하는 스타일과 일맥상통한다.
측면 크로스는 성공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또 그렇게 성공확률이 높지 않은 크로스로 골을 넣으려면 페널티박스안에 다수의 공격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중반에서 상대의 역습을 저지해줄 선수가 부족해진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역습으로 반격을 꾀하는게 용이하다. 상대의 크로스는 어차피 실패의 확률이 높으므로 그 흐른볼을 줏기만 하면 속공에 필요한 광대한 스페이스가 열려있기때문이다.

과거 맨유가 호날도와 루니를 양윙포워드로 활용하던 시절, 상대의 크로스를 끊은 후 전광석화와 같은 역습을 전개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고속 드리블러인 양 선수는 그 끊은 볼을 받아 광대하게 열려있는 스페이스를 준마처럼 주고니 받거니 하며 질주한 끝에 상대의 골네트를 흔들곤 했다.

잉글랜드 클럽들이 전통적으로 즐겨 사용하는 크로스 공격을 확률축구로도 부른다.
많은 실패의 경우가 있지만 그 중 몇개가 성공하여 찬스를 잡게 되면 괜찮다라는 발상이 근저에 깔려있다.
그러나 볼 소유를 잃게 되었을 때 그것은 곧 상대에게 공격권을 안겨준다라는 점을 생각하면 잉글랜드 클럽들은 상대의 역습에 대해 대비한다라는 의식이 낮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빅리그 경기중에서도 가장 스피드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마치 탁구처럼 서로의 진영을 빠르게 왕복하여 공수를 주고받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속도감이 있어 흥미진진할지 모르지만 그만큼 상대의 역습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특징이 잘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한다.

이런 잉글랜드 클럽들과 대조되는 것은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다. 중앙을 중시하지만 바르셀로나도 사실은 측면공격을 즐겨 사용하는데 중앙에 스페이스를 만들기위해서는 측면을 활용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결코 크로스를 남발하지 않고 중앙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바르셀로나가 이렇게 플레이하는 것은 공격권을 상대에게 넘겨주는 것을 꺼리는 포제션사커의 개념에 따른 것이다.크로스의 성공확률이라는 것이 결코 높지 않기때문이다.

바르셀로나가 펼치는 패싱게임의 특징중에 하나가 볼을 받을 선수의 주변에 서포트 가능한 동료선수들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무리하게 그곳으로 패스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이후 공격의 전개도 생각한 측면이 있지만 수비적인 면도 생각해서다. 볼을 받을 선수들의 주변에 접근해 있는 선수들이 있다라는 이야기는 설사 공격권을 상실하더라도 그 지점에서부터 바로 복수의 인원으로 프레싱을 가해 볼을 탈취할 수 있다라는 것이 된다.

흔히 우리들은 바르셀로나 축구를 대단히 공격적이라고 말한다. 공격에 많은 숫자를 두고 볼소유를 극대화하면서 공격을 쉬지 않고 퍼붓기때문이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바르셀로나는 수비역시 대단히 신경을 쓴다. 볼점유율 자체를 높히는 것 자체가 수비에 도움이 되는 것이며 크로스를 꺼리는 것도 공격권을 넘겨주는 것을 싫어하는 포제션 사커의 성격탓인데 포제션 사커자체가 대단히 수비적 의식을 가지고 있다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패스코스의 선택에 있어서도 숫적우세가 확보되는 곳이 아니면 무리하게 종패스를 시도하지 않는 성향도 공격권을 상실했을 때에 역습을 차단하기 위한 수비적 포석이 깔려있다.

공격적인 성향 자체만을 따지면 프리미어리그 팀들도 바르셀로나 이상으로 높다. 공격시에는 많은 인수를 투입하여 상대진영을 향해 돌진해나가는 장면은 매우 박진감 넘친다.
그러나 상대의 역습에 대비하는 수비적 의식은 매우 희박하다.

수세시에 공격시와는  반대로 최전방공격수까지 수비진영까지 내려와 수비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대단히 수비의식이 높아보일지 모르지만 가장 실점으로 연결되기 쉬운 상황이 상대의 역습을 허용했을 때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공격권의  상실을 두려워하지 않는 잉글랜드의 확률축구는 무모하기까지하다.

지난 번 글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잘 구사되지 않는 존프레싱 전술을 설명하면서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의 수비전술은 낙후되었다라고 이야기한바있다.
이에 대한 반론들을 보면 광대한 뒷공간을 노출하는 존프레스 수비전술의 약점을 들어 그 위험성이 매우 높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반면 크로스남발로 인한 공격권의 상실로 치명적인 카운터를 얻어맞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지켜본 나로서는 오히려 프리미어리그팀들에게 맞는 수비전술은 존프레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성공확률이 낮음에도 크로스 공격을 빈번히 시도하는 잉글랜드 클럽들은 수비적 안정성 보다는 공격시에는 화끈하게 공격하는 것을 즐긴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공격성에 존프레스는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라인을 올리고 보다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아 적진 가까이에서 카운터를 노린다라는 존프레싱 수비전술은 골을 노리는데 최상의 수비전술이다.

물론 앞선에서 수비를 하는 만큼 뒷공간이 뚫리면 치명적인 위기를 자초할 수 있지만 공격에 많은 인원을 투입했을 경우 상대진영에 8명의 선수들이 들어와있는 상황이므로 밸런스만 크게 깨져 있지 않으면 빠르게 상대에게 접근하여 패스경로와 드리블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
이때 수비라인만 쳐지지 않고 공간을 압축시켜주면 허무하게 뒷공간을 뚫린다라던가 역습에 일격을 당해 전체선수가 자신의 진영으로 복귀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달려가는 일은 잘 벌어지지 않는다.
상대가 횡패스나 백패스를 할때에는 라인을 올리고 종패스의 위험이 있을 때에는 적당히 회퇴시키면서 최대한 라인을 뒤로 급격하게 후퇴시키지 않고 버텨준다면 피지컬과 스태미너에 뛰어나다라고 평가받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에게 그 정착이 요원한 전술만은 아닐 것이다.

잉글랜드 축구는 그 어떤 리그보다도 공격적이다. 과거 첼시의 무리뉴 감독이 낮은 위치에서 프레싱을 가하는 수비적 전술로 결과를  얻고 있을 때 퍼거슨 감독이 공식석상에서 무리뉴를 비판한 일이 있을  정도다.
결과가 중시되는 이탈리아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 아닌가?
이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좀더 존프레싱 전술이 침투한다면 정말 박진감있는 수비도 고려된 공격축구를 볼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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