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는 왜 뉴캐슬에게 패할 수 밖에 없었는가?

축구에서 볼점유율에서의 우위는 공수양면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기여하는 부분은 매우 크다.
수비로 내몰리는 시간자체가 적기때문에 실점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반면 공격시간은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득점의 가능성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의도적으로 볼을 상대방에게 내주고 조밀한 수비블록을 자신의 진영 깊숙히 구축해놓은 다음 카운터를 노리는 팀이 볼 점유율과는 상관없이 승리를 거두는 경우도 꽤 있는 편이다.
바로 지난 첼시와 뉴캐슬전이 대표적인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경기였다.

첼시는 볼점유율에서 61 대 39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으나 오히려 슈팅수에서는 15 대 13으로 열세였고 더욱이 유효슈팅에서는 8 대 2로 압도적인 열세를 보였다.
강고한 뉴캐슬의 수비블럭을 상대로 좀처럼 위험지역에서의 스페이스를 창출하지 못하고 볼만 돌리다 역습에 무너지고 만 것이다.
첼시의 포워드  페르난도 토레스는 순간가속력이 매우 뛰어나서 수비수를 떼어내고 스페이스를 선점하는 것을 무기로 하는 선수다.
그런데 그런 토레스가 뛰는 동안 단한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던 것일까? 토레스가 스페이스를 창출하더라도 수비수가 붙기전의 그 타이밍을 살린 패스가 공급되지 못했기때문이다. 뉴캐슬처럼 자신의 진영 깊숙히 조밀한 수비블록을 갖춰놓은 팀을 상대로는 뒷공간의 활용도 힘들고 전반적으로 스페이스가 지워져있어 설사 포워드가 순간적으로 스페이스를 선점했다하더라도 패스의 타이밍이 늦게 되면 수비수는 금세 공격수를 추급하여 스페이스를 지워버린다.

첼시의 공격이 바로 그랬다. 스페이스의 선점능력을 장기로 하고 있는 토레스를 포워드로 내세웠지만 패스타이밍이 늦었기때문에 토레스의 장점은 전혀 발휘되지 못하고 말았다.

이날 토레스는 뛰는 동안 단한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팀에 기여한 것이 전혀 없다라고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토레스의 순간가속력은 세계톱클래스이기에 상대방 수비입장에서는 수비라인을 끌어올리기가 매우 힘들다.
뒷공간을 활용당할 수 있다라는 공포감이 있기때문이다.
첼시가 뉴캐슬을 상대로 압도적인 볼점유율에서의 우위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뉴캐슬의 수비라인이 자신의 진영쪽으로 움츠려 들었기때문인데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도록 강제한 것은 역시 토레스의 순간가속력에 의한 배후침투에 대한 우려였다.
토레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통해 볼점유율에서 첼시가 뉴캐슬에 비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일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분명 팀에 기여를 했다.

뉴캐슬은 의도적으로 볼점유율을 내주면서도 역습으로 승리를 거두는 전형적인 패턴을 첼시를 상대로 연출했지만 볼점유율을 내주면서도 승리를 거두는 경우는 매우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며 결국 이날의 첼시의 패배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첼시 미드필드진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것은 스페이스를 극단적으로 내주지 않으면서 웅크린 수비를 하는 팀을 이겨내기에 충분한 패스스피드를 첼시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라는 것이다.

난 이러한 문제점은 오스카와 아자르에게 있다고 본다. 이들 선수들은 정말 클래식한 플레이메이커 성향을 가지고 있다.
볼을 잡으면 키프해가면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기회를 엿보아 패스를 한다. 이런 플레이 스피드로는 콤팩트한 수비블록을 갖춰놓고 강력하게 압박하는 팀을 상대로 스페이스를 유효적절하게 살려 찬스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물론 첼시에는 후안 마타가 있다. 하지만 그 혼자서 활로를 뚫는 것은 어렵다. 작정하고 스페이스를 지워놓은 채 볼을 넘겨주고 역습기회를 노리는 소위 10백을 구사하는 팀을 상대로는 복수의 선수가 관련된 심플한 패싱플레이로 스페이스를 공략해야 한다.

맨유의 카가와 신지는 도르트문트 시절 이런 심플한 패싱플레이의 교과서같은 존재였다. 그가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그의 동료들 역시 카가와 신지와 같은 플레이를 했기때문이다. 이런 팀플레이를 통해 도르트문트는 그 어떤 견고한 수비블록이라도 전광석화와도 같은 플레이 스피드로 스페이스를 놓치지 않고 활용하면서 뚫어냈다.

일본대표팀이나 맨유에서 카가와가 경기중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기가 많았던 이유는 플레이의 스피드가 도르트문트와 비교했을 때 현격하게 떨어지는 데 기인한다.
카가와는 결코 오래 볼을 키프하는 선수가 아니고 심플하게 패스를 하고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맨유나 일본대표팀의 경우 그의 플레이 스피드를 따라가는 선수가 거의 없다.
상대가 콤팩트하게 공간을 내주지 않고 플레이를 할 경우 그것을 뚫기위해서는 연속적인 심플한 패스플레이의 리듬이 필요한데 그 리듬이 도르트문트처럼 이어지지 않으므로 스페이스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무리한 플레이는 좀처럼 하지 않는 카가와의 플레이 스타일상 횡패스나 백패스로 포제션에 기여하는 플레이로 일관하게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흔히 강팀을 상대로 카가와는 좀처럼 빛을 발하기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그는 분데스리가에서는 그와 같은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았다.
개인의 힘으로 억지로 뚫어내는 플레이 스타일이 아니기에 상대의 수비블록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임펙트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기에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그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강고한 수비블럭을 상대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힘만으로는 안된다. 그것을 부수기 위해서는 팀플레이가 필요한 것이다.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스페이스를 놓치지 않고 공략할 수 있는 플레이 스피드의 신속함 그것은 조직적인 심플한 패싱플레이다.
진정한 강팀이 되기위해서는 개인기에 의존해서는 안되며 절대적으로 공격의 조직력이 필요하다.

첼시와 뉴캐슬의 경기는 그 조직력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아자르와 오스카는 화려하다. 하지만 지금의 현대축구는 과거와 같은 축구가 아니다.


덧글

  • 첼팬 2013/11/05 05:22 # 삭제 답글

    지나가던 첼시 팬이었는데, 글이 너무 좋아서 답글 답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
  • muhyang 2013/11/05 06:56 # 답글

    즉, 가가와는 딱 그게 되는 상대에게밖에 못쓰는 선수라는 의견 잘봤습니다. 뭐 팀이 그렇고 상대가 그렇다면 맞춰야 하는 건 선수죠.
  • 123 2013/11/19 20:22 # 삭제

    그 선수의 장점을 살리지도 못하는게 감독이죠.
  • wizard 2013/11/10 19:30 # 답글

    선수가 팀에 맞추는 것도 필요하고 또 감독이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전술과 조직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겠죠. 메시같은 만능형 선수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선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감독이 바뀌면서 해결책을 찾았었죠.
  • wizard 2013/11/23 10:36 # 답글

    오늘 기사를 보니 무리뉴감독이 마타와 카가와의 트레이드를 추진하려 한다라는 내용이 있군요. 아자르까지 추가할 수 있다는데 역시 명장이네요. 무리뉴는 레알마드리드시절부터 카가와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감독이죠. 본문내용내과 관련해서 의미심장한 기사였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