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할의 능력에 강한 의문을 느끼게 만든 스완지전

맨유의 반할 감독은 프리시즌 기네스컵부터 줄곧 쓰리백 시스템을 가동해왔고 스완지와의 개막전에서도 역시 쓰리백을 들고 나왔다.

그런데 경기전부터 들었던 생각은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 분명한 스완지를 상대로 쓰리백이 효율적일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브라질 월드컵에서 선풍을 일으켰던 쓰리백 시스템의 목적은 상대의 하이프레스를 무력화시키는데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많이 쓰이는 4-2-3-1 시스템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하이프레스를 구사하는 팀의 프레싱방법의 얼개는 다음과 같다.

원톱과 톱시타가 상대의 투센터백에 대해 프레싱을 가해 볼을 사이드쪽으로 내몬다. 그런 후 사이드 미드필더가 상대의 윙백을 견제하는 동안 보란치중 한명이 빠르게 올라와 협력수비로 볼을 탈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쓰리백을 사용하게 되면 센터백에 대해 프레싱을 가해오는 상대방의 두명의 선수(원톱과 톱시타)에 대해 3:2의 숫적우위를 가질 수 있게 되므로 상대방의 하이프레스를 첫단추를 끼우는 단계에서부터 삐걱거리게 만들 수 있게 된다.

보통 라인을 높게 설정하고 높은 지역에서부터 볼을 탈취하여 쇼트 카운터를 노리는 공격적인 팀들의 경우 하이프레스가 기능하느냐 아니냐가 매우 중요한데 만일 이것을 무력화시킬 수만 있다면 상대수비의 뒷공간을 노린 카운터가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반할의 네덜란드 역시 이처럼 쓰리백 시스템으로 일단 상대의 하이프레스를 무력화시키고 상대의 뒷공간을 노리는 카운터공격으로 큰 재미를 봤다.

즉 쓰리백 시스템은 하이프레스를 구사하며 공격적으로 나오는 팀을 상대로 그것을 무력화시키고 카운터를 노리는 전략을 사용할 때 유용한 것이다.

하지만 맨유의 개막전 상대였던 스완지가 맨유를 상대로 하이프레스를 걸어오겠는가? 오히려 두드리는 쪽은 맨유이고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카운터를 노리는 쪽이 스완지인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쓰리백은 스완지를 상대로는 효율적인 시스템이었다고 말하기는 힘들었다.

오히려 상대에게 하이프레스를 걸어 높은 위치에서부터 볼을 탈취해야 했던 팀은 맨유였다.

하지만 반할이 사용한 3-4-1-2 전술은 구조적으로 하이프레스를 걸기가 애매하다.

투톱인 치챠리토와 루니가 스완지의 투센터백에게 프레싱을 가해 사이드로 공을 내몬다 하더라도 사이드에 있는 선수가 윙백뿐이므로 프레스를 가해 볼을 탈취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만일 양 윙백이 적극적으로 올라가 프레싱을 가하게 된다면 이번엔 쓰리백의 가장 큰 약점중의 하나인 측면공간의 노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란치와 톱시타의 선수가 빠른 상황판단과 활동량으로 팀의 수비적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후안 마타의 경우 수비를 잘 하지 않는 선수로 악명이 높고 에레라 역시 톱시타로서의 수비력은 괜찮지만 보란치로 놓고 본다면 수비적 밸런스를 유지시킬 수 있는 판단력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 그의 원래 포지션은 어디까지나 톱시타이기 때문에 오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반할 감독은 쓰리백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자 후반전에 시스템을 4-2-3-1로 바꾸었지만 애초부터 스완지와 같은 중하위권의 팀을 상대로는 쓰리백은 알맞지 않는 전술이었다.

하지만 후반전에서도 맨유의 경기내용은 정말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작년내내 이어졌던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그대로 터져나온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었다.

맨유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효과적으로 스페이스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라는 데 있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해 둘까 한다.

최종적으로 골을 얻기 위해서는 바이탈 에어리어에 스페이스를 만들고 골문을 향한 상태에서 볼을 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요즘 모던한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의 전술적 기초는 대부분 요한 크루이프가 바르셀로나에서 구축해놓았던 것인데 요한 크루이프는 원톱의 선수와 톱시타의 역할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밝혀놓고 있다.

먼저 원톱의 경우 상대수비를 끌고 내려옴으로써 문전지역에 공간을 만드는 플레이를 중요시했다. 그리고 톱시타의 경우는 볼을 잡으면 원터치나 투터치의 패스 플레이로 문전을 향한 자세에서 다른 동료가 볼을 받을 수 있게 하도록 주문했다. 그가 원터치나 투터치패스를 강조한 것은 문전앞 지역은 상대 수비의 프레스가 강하기 때문에 빠른 패스 플레이가 아니면 문전을 향한 자세에서 볼을 잡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유에서는 이러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 선수들은 골욕심에 너도나도 문전앞에서 정적인 상태에서 볼을 기다리기 일쑤이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스페이스 자체가 없다.

반 페르시가 토로했던 불만도 이것이 아니었던가? 내가 플레이하고 싶은 스페이스를 이미 다른 동료들이 메우고 있다라고..

또 맨유는 중앙에서의 원터치나 투터치에 이은 빠른 패스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쉽사리 좋은 자세에서 볼을 잡게 되는 선수가 나오기 힘들다.

이러니 수비를 단단히하고 농성을 벌이는 상대팀을 상대로 스페이스를 창출해내어 부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맨유가 하는 공격의 패턴이라는 것은 측면에서의 일대일 개인돌파뿐이다.

이같은 문제점이 아무런 개선없이 그대로 반복된데다 스완지와 같은 팀에게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쓰리백를 사용한 우책등으로 반할의 올시즌 개막전은 최악이었다. 이럴 거라면 오히려 모예스감독 시절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시즌 모예즈는 개막전에서 스완지를 상대로 4-1의 쾌승을 거두었다.


덧글

  • bergi10 2014/08/17 10:59 # 답글

    그냥... 스콜스 말처럼 선수단 기량이 낮은게 근본 원인인듯...
  • wizard 2014/08/18 09:52 #

    선수단 기량이 낮은 것보단 팀의 궂은 일을 맡아할 선수가 없다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러기에 잇달아 보강을 했음에도 그 선수들이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죠.
  • TKENddl 2014/08/17 12:08 # 삭제 답글

    카가와신지는 일단 방출
  • kykisk 2014/08/18 16:32 # 답글

    기성용의 첫골이야말로 맨유의 초반전술실패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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