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지마를 영입했던 빌리 빈은 바보란 말인가?

2012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나카지마 히로유키와 3년째에는 구단이 옵션을 갖는 650만달러의 2년계약을 맺었다. 스몰 마켓구단인 어슬레틱스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솔직히 왜 어슬레틱스가 나카지마 히로유키를 잡았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알다시피 오클랜드의 단장은 그 유명한 빌리 빈이다. 머니볼의 창시자로 유명한만큼 비용대비 효과를 철저히 계산하며 세이버 메트릭스의 각종 지표를 선수평가에 활용한 선구자다.

그런 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선수평가에 있어서 수비력이 가장 중요시되는 포지션인 유격수를 영입하면서 나카지마의 수비관련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를 확인해보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런데 나카지마의 수비관련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는 정말 최악이었다. 전통적인 지표인 수비율에 있어서는 2010년 리그 2위의 수비율을 기록하엿지만 유격수로서는 수비범위가 매우 좁은 편이어서 2010년 양리그 통틀어서 가장 나쁜 UZR 19.4를 기록했고 2012년에도 마찬가지로 양리그 통틀어 가장 나쁜 UZR 23.2를 기록했다.

 

인조잔디에 익숙한 일본의 내야수들은 메이저리그의 천연잔디에서의 수비에서 좁은 수비범위를 보여주는 것이 큰 약점인데 이미 나카지마는 일본에서도 리그 최악의 좁은 수비범위로 악명이 높았다. 하물며 천연잔디의 메이저리그에서는 어떻겠는가?

 

그래서 이해하기 힘들었다라는 것이다. 천하의 빌리 빈이 그런 정보도 없이 나카지마를 영입했다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빌리 빈은 나카지마의 수비력이 형편없다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메리트를 느꼈다라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는 나카지마의 타격력을 믿었다라는 이야기가 된다.

 

아마 어처구니없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보면 그렇다. 나카지마는 극도의 타격부진으로 심지어는 더블A에서도 타격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카지마가 미국으로 건너가던 시점에서는 충분히 나카지마의 타격에 대해 신뢰를 가질만한 요소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메이저리그 공식구를 참고로 한 통일구가 일본에 도입되어 있었다라는 것을 메이저리그측에서도 알고 있었다라는 사실이다.

 

여러번 필자가 언급한바 있지만 통일구가 도입된 후 공식구의 반발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일본리그 타자들의 타격성적은 급락했다. 리그 평균득점이 1점정도가 감소했으니 말다했다.

이러한 득점력 감소는 일본리그의 프로야구기구 관계자들을 크게 당혹시켰지만 적어도 일본인 야수 영입을 검토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겐 영입을 고려하는 선수의 메이저리그에서의 예상성적을 산출해내는 것이 한결 쉬워졌다. 과거 이치로와 마츠이의 성공이후 한동안 일본리그 야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러쉬가 이루어졌는데 모두들 한결같이 대폭적인 성적하락을 보이며 크게 기대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그 원인은 바로 반발력의 차이가 가장 컸다.

 

메이저리그 공식구에 비해 고반발력의 공식구가 사용되는 일본리그에서의 스탯에는 이미 거품이 끼어있었고 저반발력의 공식구가 사용되는 메이저리그로 건너오자 일제히 성적히 대폭 하락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일본에서도 메이저리그의 공식구를 모방한 공식구가 사용되게 되었으니 일본에서의 스탯의 신뢰도가 대폭 상승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입증해주었던 사례도 생겼다.

바로 아오키 노리치카다.

아오키는 오히려 도미전 일본에서의 성적보다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의 성적이 더 좋았다.

 

아오키의 2011년 일본성적

타율 : 292리 출루율 : 358리 장타율 : 36OPS : 718리 홈런 4

아오키의 2012년 메이저리그 성적

타율 : 288리 출루율 : 355리 장타율 : 433OPS : 787리 홈런 10

 

일본에서 메이저리그 공식구를 모방하여 반발력을 낮춘 통일구가 사용된 후 나카지마는 두 번의 시즌을 보냈다. 사실 나카지마는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그 어떤 일본인 선수보다도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것인가의 예측이 쉬운, 리스크가 적은 선수였다.

게다가 나카지마는 저반발력의 통일구가 도입된 후에도 꽤나 쏠쏠한 성적을 남겼다.

 

2011

타율 : 297리 출루율 : 354리 장타율 :433OPS : 787리 홈런 : 16

2012

타율 : 311리 출루율 : 382리 장타율 : 451OPS : 833리 홈런 : 13

 

특히 2012년에는 카쿠나카 카츠야와 치열한 수위타자경쟁까지 벌이다가 1리차이로 아깝게 수위타자 타이틀을 놓치지도 했다.

 

다 이유가 있었다. 선수평가에 있어서 냉정하게 데이터에 근거한 판단을 내리고 비용대비효과를 철저히 계산하는 그 유명한 빌리 빈이 나카지마에게 배팅을 건데에는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었던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따지고 든다면 빌리 빈과 같은 멍청한 바보도 없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경기도 뛰지 못하고 더블A에서 방출된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무려 650만달러의 거금을 허비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천하의 빌리 빈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런 배팅을 했다고 보는가?

모든 판단 재료를 놓고 보았을 때 나카지마는 분명 적어도 타격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줄 것이 확실한 성적 예측에 있어서 리스크가 적었던 안전한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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