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딱딱한 마운드가 시들게 만든 마츠자카 다이스케

올시즌 오프 일본프로야구계는 두명의 일본인 메이저리거 투수의 일본복귀로 떠들썩했다.

바로 쿠로다 히데키와 마츠자카 다이스케였다.

하지만 평가는 사뭇 달랐다. 쿠로다는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선발투수로서 활약하다 거액오퍼를 뿌리치고 옛둥지 히로시마로 약속대로 복귀했다. 정말 멋있다. 그에 대한 칭송이 끊이질 않았다. 반면 마츠자카는 단 한시즌도 이견의 여지가 없는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지 못하고 부상에 시달리다 결국 메이저리그 계약마저 불투명한 가운데 선발투수로서의 자리를 약속한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많은 팬들은 비아냥거렸다. 이미 퇴물인 선수인 그에게 그토록 많은 돈을 안겨준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그리고 마츠자카의 성공가능성에도 회의적인 이들이 많다.

마츠자카는 오픈전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결국 컨디션난조로 일본복귀 첫등판조차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국민투수로 불리던 마츠자카는 그야말로 메이저리그 이적후 계속해서 내리막길이었던 셈이다. 어떻게 이렇게 망가질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런데 분명한 것은 마츠자카의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의 구위는 정말 가공할만한 수준이었다라는 것이다.

포심 평속 92.4마일에 스윙스트라이크율은 10.6%다. 이 수치는 마츠자카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의 구위를 자랑하는 정통파투수임을 여실히 증명해준다.

사실 계속해서 부상에 시달렸지만 마츠자카의 포심의 구위만큼은 꾸준히 쓸만한 수준이었다.

심지어는 평균구속이 88마일대로 내려갔던 2013년 시즌에도 스윙스트라이크율은 7.4%였다. 현재 내셔널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로 불리는 커쇼선수도 포심의 스윙스트라이크율은 7%가 되지 못한다.

마츠자카는 구속도 뛰어났지만 구속이상의 체감구속을 타자에게 느끼게 할 수 있는 투구폼도 더불어 갖춘 투수였다. 그 편린은 많이 망가진 시점에서도 여전히 남아있었다.

2008년 마츠자카가 많은 사사구를 내주면서도 노모 히데오에 이어 두 번째로 일본인 메이저리거 투수로서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면서 사이영상 후보로 올랐을 때, 한편으로는 그에게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사사구를 많이 허용하고 투구수가 많다보니 이닝소화능력이 떨어진다라는 점에 대한 공격이었다.

그리고 마츠자카의 볼넷허용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은 역시 일본리그 타자들과 차원이 다른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상대하다보니 구위로 누를 수 없어 피해가는 피칭을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는 논리도 횡행했다.

하지만 이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 마츠자카는 스피드건상의 구속면에서도 결코 볼이 느린 투수가 아니었으며 늘 스윙스트라이크 비율은 선발투수로서 상위권에 속했다. 특히 데뷔 시즌의 경우는 포심패스트볼의 스윙스트라이크 비율이 10.6%였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마츠자카의 포심의 구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의 질이었다.

결코 구위가 따라주질 못해서 도망가는 피칭으로 일관하다보니 볼넷을 많이 내준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 와서 갑작스럽게 노콘이 된 것이다.

왜 그는 노콘이 된 걸까?

단언컨대, 메이저리그의 마운드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의 마운드는 일본에 비해 매우 딱딱하다. 이런 딱딱한 마운드는 홈플레이트 방향으로의 직선적인 추진력을 중시하는 일본의 투법에 있어서 매우 불리하다.

마츠자카의 투구폼중 특징적인 것은 테이크백 동작시 다리를 높이 들면서 공을 쥔 손은 깊숙이 밑으로 내린 후 든 다리의 착지 동작중 강력하게 홈플레이트 방향쪽으로 팔 스윙을 한다라는 점이다.

이 가속력으로 마츠자카는 구속을 얻을 수 있었고 이렇게 홈플레이트 방향쪽으로의 직선적인 투구동작으로 릴리스 포인트를 숨길 수 있었다.

그 결과 마츠자카는 구속도 뛰어나면서 릴리스 포인트도 잘 감출 수 있는 투구폼으로 포심의 구위를 극대화 시켰던 것이다.

반면 일반적인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홈플레이트 방향으로의 직선적인 투구폼을 잘 선호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골반의 회전을 최대한 활용하기 힘들고 따라서 구속이 나오기 힘들다. 일반적인 투법은 몸을 최대한 회전시켜 그 힘으로 구속을 버는 데 있다.

보통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면 우완투수의 경우 투구후 몸이 완전히 1루방향으로 향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투법의 경우 문제가 하나 있다. 몸의 회전을 중시하다보니 어깨가 일찍 열리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니 릴리스 포인트가 쉽게 보이게 된다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구속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이 약점 때문에 타자가 타이밍을 잡기 쉬워진다.

마츠자카의 투구폼은 강력한 팔의 스윙으로 구속을 벌고 또한 릴리스 포인트를 감추는데 최적화된 투구폼이다.

이런 투구폼이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에서 마츠자카가 92.4마일의 평균구속으로도 10.6%의 스윙스트라이크를 얻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이런 투법은 약점이 있는데 몸이 상하로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시점이 흔들려 콘트롤이 나빠질 수 있다라는 점이다. 일본시절 마츠자카가 정말 대단했던 것은 이렇게 콘트롤에 불리한 투구폼으로도 구위, 콘트롤 모두 잡아냈다라는데 있는 것이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 와서는 마츠자카는 노콘이 되었다. 바로 딱딱한 마운드 때문이다.

일본의 마운드는 부드러워서 착지순간 2-3cm 정도 발이 미끄러지면서 그 충격을 흡수하나 메이저리그의 경우 스파이크가 박히면서 그 충격이 흡수되지 않고 진동이 몸으로 전해진다. 원래 마츠자카의 투구폼은 콘트롤에 불리한데 이러한 문제가 생기니 일본시절과 같은 콘트롤을 보여줄 수 없었던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일반적인 투수들이 보여주는 투구폼은 딱딱한 마운드에 잘 적응된 진화의 산물이다. 그들은 하체이용에 그다지 관심이 없고 내딛는 발을 기점으로 몸을 회전시키는 것으로 얻어지는 에너지로 구속을 번다. 따라서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인한 착지 순간의 강력한 충격력으로 콘트롤이 나빠지는 것을 잘 방지할 수 있다. 물론 릴리스 포인트를 감추는 면에서는 불리하지만..

마츠자카의 실패사례가 이야기해주는 것은 구속을 추구하면서 릴리스 포인트까지 잘 감출 수 있는 직선적인 추진력을 극대화하는 투구폼을 가진 투수는 메이저리그에 가서 콘트롤 문제로 고생하게 된다라는 점이다. 실제로 다르비슈 유도 똑같은 현상을 겪었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다르비슈는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를 가졌던 반면 마츠자카는 그렇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마츠자카와 여러모로 대비되는 쿠로다 히데키는 일본시절에도 그다지 릴리스 포인트를 잘 감추는 투구폼은 아니었다. 구속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본기준일 뿐 메이저리그에 쿠로다가 압도적인 구속을 갖춘 것은 아니었고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투심패스트볼의 뛰어난 구사때문으로 포심의 위력으로 밀어붙히는 파워피쳐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구속이상의 체감구속을 강제하는 투구폼과 스피드건상의 구속을 아울러 겸비한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이는 마츠자카가 보여줬다. 마운드의 사정이 일본식투법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으로 통할만한 포심볼러는 구속과 릴리스 포인트를 잘 감추는 투구폼 이 두가지를 함께 겸비해야 가능할텐데(평속 150km이상의 선발투수를 일본에서 찾기는 힘드므로)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일본식 투법이 메이저리그의 딱딱한 마운드에서는 노콘을 부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일본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구속과 릴리스 포인트를 잘 감추는 것 이 두가지를 양립시키는 것은 일단 포기하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다. 아직까지 성공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마츠자카는 결국 일본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다르비슈도 아직은 미묘하다.

하지만 일본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충분히 마츠자카는 이전의 화려함을 되찾을 수 있다.

구속은 비록 예전만큼의 수준은 아니지만 마츠자카가 구속만으로 일본리그를 평정했던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무기가 되었던 투구폼이 있다. 그는 릴리스 포인트를 잘 감추며 최대한 볼을 끌고 나와 던지는 일본에서 말하는 좋은 타마모치로 타자의 타이밍을 헷갈리게 만드는 투구폼도 아울러 가졌기에 일본에서 그와 같은 성적을 거뒀다.

이제 일본의 마운드사정이라면 메이저리그에서 늘 짐이 되었던 콘트롤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은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갈고 닦은 투심의 기량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쿠로다 히데키.. 그에 비하면 저평가 되기 일쑤였던 마츠자카였지만 일본무대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는 분명 이전의 화려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마운드라면...


덧글

  • Halfround 2015/05/02 07:46 # 답글

    마운드 탓을 하지 말고 신발 깔창을 푹신한 걸로 바꿔!
  • ㅎㅎ 2015/05/28 08:43 # 삭제 답글

    스윙스트라이크비율로만 따지나
    ㅎㅎ 마쓰자카가
    피장타가 이미 메이저첫해부터 일본시절에비해 얼마나
    폭등했는지나 알고 이런뻘글쓴건지
  • wizard 2015/05/29 22:12 #

    그것은 실투가 많아져서인데 메이저리그의 미끄러운 공, 딱딱한 마운드를 보면 이해가 갑니다.
    미끄러운 공을 접해본 적이 없는 일본인 투수들은 부정투구의 필요성도 못느꼈고 그래서 메이저리그 투수들처럼 교활하게 부정투구를 못합니다. 메이저리그 팬들이라면 잘 아시지만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면 투수가 손에 침을 묻히는 경우를 숟하게 보게 됩니다. 이거 부정투굽니다. 그런데 다 묵인하더군요.
    일본경기보세요 그런 장면은 나올래야 나올 수가 없습니다.
  • ㅎㅎ 2015/05/28 08:45 # 삭제 답글

    마쓰자카 구위가 메이저에서도 좋은편이었던건
    맞지만 일본만큼 가지고놀만한 수준도 아니니
    그리 볼넷늘은거지 ㅋㅋㅋ
  • 2015/10/04 18:31 # 삭제 답글

    야구규정상 마운드아래에서
    손에침바르는건 허용 마운드위는 안됨
    일본에서도 이라부가
    침바르기로 유명했음
  • 2018/08/30 02:42 # 삭제 답글

    스윙비율이 전부는 아니구요
    선수 본인 曰
    메이저에서 구위가 일본시절에 비해 많이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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