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의 NPB와 투심의 MLB

므르브와 느프브간의 레벨차이에 대한 견해를 크게 두가지로 대별해보면 느프브는 메이저리그의 트리플A급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의견, 그리고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중간정도의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느프브의 실력은 트리플A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의견은 다소 무리있는 주장이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일본투수들이 던지는 포크볼에 매우 약하다라는 점 때문이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마이너리그의 평균적인 투수가 던지는 전구종의 질은 당연히 메이저리그의 평균적인 투수들에 비해 떨어진다.

 

그러나 느프브와 므르브간에는 이런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포크볼에 대한 타자들의 대처능력은 일본타자들이 압도적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보다 높다. 이것을 실제적으로 리그 기록으로 보여준 선수가 쿠로다투수다.

쿠로다 히로키는 메이저리그에서의 마지막 시즌 3.4WAR를 기록한 리그 굴지의 투수였다.

이렇게 쿠로다 투수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해준 구종은 바로 포크볼이었다. 그의 PITCH VALUE는 무려 12,8이었다.

 

마에타 켄타 투수가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해의 WAR7.0이었고 작년 메이저리그에서의 WAR3.5였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쿠로다 히로키 투수는 일본에 복귀해서 마에다 수준의 WAR는 찍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했었다. 일본에 진출한 메이저리거로서 보기 힘든 대물이 바로 쿠로다였고 그는 응당 느프브 최고의 투수가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물론 쿠로다 히데키는 느프브에서도 매우 훌륭한 투수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에다나 스가노급의 투수는 아니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극명하다. 일본타자들의 포크볼에 대한 대응력은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한번 쿠로다 히로키가 느프브 복귀 첫해에 기록한 포크볼의 PITCH VALUE를 살펴볼까?

고작 3.9였다. 메이저리그에서 12.8을 기록했던 포크볼의 PITCH VALUE가 이렇게 급전직하한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쿠로다가 마에다나 스가노급의 성적을 찍을 수 있었겠는가? 메이저리그에서와 다를바없는 WAR밖에 기록하지 못한 것은 느프브타자들이 므르브타자들에 비해 포크볼 공략에 있어서 훨씬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일어난 당연한 귀결이었다.

 

필자가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므르브와 느프브의 레벨 차이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사실이 있다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어서다.

느프브는 전체적으로 므르브의 레벨 다운이라고 보면 되는 마이너리그와 다르다라는 점이다.

 

느프브는 여러모로 므르브와 다른 특성을 가진 독립된 리그고 부분적으로는 므르브에 뒤지지만 부분적으로는 므르브를 능가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부분이 포크볼에 대한 타자들의 대응력이다.

 

다시한번 쿠로다 히로키투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쿠로다 히로키가 거액의 오퍼를 뿌리치고 히로시마 카프로 복귀한다라고 했을 때, 그의 용기와 의리에 대한 칭찬이 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했는데, 또 하나 크게 화제가 되었던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갈고 닦은 쿠로다의 투심패스트볼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완전히 투구스타일을 바꾼 쿠로다는 일본복귀 시점에서는 완전히 투심패스트볼 투수로 변모해있었다. 포심처럼 날아오다가 볼존으로 흘러나가거나 볼존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파고드는 투심은 마구로 형용되기도 했다.

 

과연 일본의 타자들은 쿠로다의 투심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까란 주제는 상당히 흥미있는 화제거리였고 히로시마를 상대해야하는 센트럴리그 구단들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했다.

 

쿠로다의 투심에 대한 공략법은 크게 두가지가 제시되었다.

첫째는 치기힘든 투심을 최대한 치지않는 방법이었다. 즉 스트라이크존을 좁혀서 홈플레이트 부근이나 무릎쪽으로 들어오는 코스의 공은 최대한 치지않고 기다리는 타격의 인내심을 중요시한 어프로치였다.

 

둘째는 좀더 타격의 적극성을 중시한 어프로치로 히팅포인트를 뒤에두고 철저하게 역방향으로 밀어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타자들의 특성상 첫째보다는 둘째가 더 선호될 수 밖에 없다. 느프브타자들의 특징중의 하나가 므르브타자들에 비해 컨택에서 뛰어나다라는 것인데 칠 수 있을 것 같은 속구를 치지않고 기다린다라는 것은 대단히 힘들게 여겨질 것이다.

무빙패스트볼의 유혹에 걸려들기 쉬운 조건이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일본 타자들이나 WBC에서의 일본팀 타자들도 대개 두 번째의 어프로치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번 미국과의 준결승전에 임한 일본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후 코쿠보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히팅포인트를 늦추고 역방향으로 밀어치라고 지시했는데 실제 므르브 투수들이 던지는 투심의 스피드와 변화가 엄청나서 놀랐다라는 말을 던졌다.

 

여담이지만 코쿠보감독은 메이저리그의 투수들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경기전 인터뷰에서의 코쿠보의 일본전 선발투수 로악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했을 때에도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코쿠보는 로악이 대단한 볼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는 느낌을 이야기했는데 이 발언은 철저히 일본적 야구관에서 이뤄진 발언다. 로악의 볼스피드는 대개가 140KM대 후반이고 팔을 몸에 최대한 붙혀서 릴리스 포인트를 감추는, 그래서 체감속도를 극대화하는 아름다운 투구폼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정도의 볼이라면 능히 칠 수 있다. 로악이 투심을 던진다라고 하지만 역방향으로 밀어치는 정도의 대응으로도 충분하다. 아마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더욱이 로악은 정상급 투수라면 응당 가지고 있어야할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도 없고 속구로만 윽박지르는 투수로밖에 안보였을 것이다. 일본적인 관점에서라면 말이다.

 

실제로 미국과 붙어보고 2-1로 패하고 난 후에야 코쿠보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투심의 스피드와 변화에 놀랐다라고 이야기했다. 그걸 이제 와서 느꼈다니 할말이 없다.

 

의식적으로 역방향으로 밀어친다라는 발상은 150KM전후의 스피드로 날아오는 투심패스트볼에 대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렇게 했다간 뱃타이밍이 늦어 공에 뱃이 밀려버리고 말뿐이다.

믈론 그렇게 스윙을 해서 공을 뱃에 맞출 수 있을지는 모르나 단지 내야땅볼이나 평범한 플라이를 양산해낼 뿐이다.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얌전히 그대로 따라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경기에서 일본팀 타자들중 제대로 자신의 스윙이 가능했던 타자는 키쿠치 료오스케였고 98마일의 바깥쪽 높은쪽에 들어오는 치기힘든 코스의 투심을 통타해 동점홈런을 만들어냈다. 키쿠치는 지난 시즌 느프브에서 투심에 대한 대응력이 두 번째로 좋은 타자였다. 그의 투심에 대한 PITCH VALUE9.9. 왜 그가 이렇게 투심에 대한 대응력이 좋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투심의 궤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눈을 가지고 자기 스윙을 하지않으면 근본적으로 고속무빙패스트볼을 공략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일본타자들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투심패스트볼을 주축으로 하는 쿠로다 히로키의 일본복귀는 일본야구계를 공포에 떨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럼 과연 느프브타자들은 쿠로다의 투심에 대해서 어떤 대응을 보였을까? 결과는 기대밖으로 일본타자들의 예기치 않은 선전이었다. 쿠로다는 고작 0.2PITCH VALUE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느프브의 평균적인 투수에 비해 0.2점 정도 덜 실점했다라는 것인데 특별히 무기가 될만한 구종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느프브에서 투심을 던지는 투수는 대개가 외국인 투수들이고 이들은 주로 트리플A에서 활동했다. 그렇다면 마구로 불리우던 쿠로다의 투심도 고작 마이너리그 수준의 투심이었다라는 것인가?

 

코쿠보감독이 미국팀 투수들이 던지는 투심이 예상외로 위력적이었다고 이야기했던 것도 쿠로다의 투심을 마구로 인식하고 있었던 일본야구계의 우물안 개구리격의 메이저리그에 대한 무지의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다.

 

필자는 느프브야말로 직구와 같은 궤도로 오다가 종으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종의 변화구(포크볼, 체인지업)에 기가막히게 잘 대응하는 스페셜리스트들의 리그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부분으로 본다면 느프브는 세계 최고의 리그다.

 

반면 므르브는 고속투심패스트볼 공략의 달인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메이저리그가 세계최고다.

포크볼의 리그와 투심의 리그라고 불러도 좋을까?

 

노모 히데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 포크볼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에도 우에하라라는 포크볼의 장인이 출현하여 지금도 정상급 구원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히로시마에 복귀해 결국 자신의 친정팀 리그우승을 일궈내고 은퇴한 쿠로다 히로키의 최대공적은 투심패스트볼에 대한 관심도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렸다라는 점이다. 이제 쿠로다는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고 그의 플레이를 지켜본 일본투수들도 지금까지의 포심일변도에서 서서히 탈피되어 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히 일본타자들의 투심에 대한 대응력도 좋아질 것이다.

 

느프브와 므르브는 서로의 강점과 단점이 분명한 리그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따라서 양리그의 교류는 더 확대되어야 한다. 그것이 전반적인 세계야구의 질을 올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덧글

  • ㅇㅇ 2017/03/24 14:50 # 삭제 답글

    아직도 엠엘비가 파워 중심으로 일본에 비해 컨택이 부족하다고 믿는 인간이 있군요 ㅋ
  • 트레버매덕스 2017/03/24 18:14 # 답글

    쿠로다 히데키는 또 누구여?
  • 2017/03/25 19:16 # 삭제 답글

    꼴랑 한두명말고 좀더 다양한 예시를 들어줘야 설득력이있지
    거기에 포크볼하나만으로 일본과 메이저의차이를 획일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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